폭염 속 수요시위…아시아·아프리카 활동가 "일본 사죄해야"

입력 2017-07-19 15:08
폭염 속 수요시위…아시아·아프리카 활동가 "일본 사죄해야"

日 평화단체도 참석…"젊은 세대에 위안부 문제 알리겠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아시아·아프리카 여성활동가들과 일본의 평화단체가 위안부 피해자 수요집회 현장을 찾아와 국제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온 모니카 존(30)씨는 19일 정오께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린 1천292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아프리카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처럼 전쟁으로 피해를 당한 여성이 많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모니카씨는 탄자니아의 여성인권단체 TGNP 소속 활동가다. 그는 "할머니들에 대한 지지는 젊은 여성과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할머니의 노력을 공유하고, 아픔을 나누면서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여성 성폭력이 멈출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의 권리를 존중받는 사회가 될 때까지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한국어로 "할머니, 만세! 사랑해요"라고 외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모니카씨를 포함해 아시아·아프리카 19개국에서 온 여성활동가 21명이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의 스터디투어 프로그램 '제12차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프로그램(EGEP)'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날 집회에는 일본 시즈오카 현의 평화활동단체 '아라'에 속한 50∼70대 고령 참가자 13명도 참석했다.

운노 준지(68)씨는 "일본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위안부 문제를 전혀 모른다"면서 "우리 단체는 일본 정부가 사과한 방법이 너무 애매했다고 생각하고, 할머니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운동을 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하겠다"며 "이곳에서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워오신 할머니들께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대협 공동대표인 한국염 목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8월 14일을 정부 공식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제정하겠다고 결정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이날은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라고 짚었다.

한 목사는 "8월 9일 수요집회에서 기림일 제정을 선포하고, 14일 청계광장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 예정"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한일 정부의 2015년 위안부 합의 무효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한일합의 무효', '공식사죄, 법적 배상'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서울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약 500명이 참석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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