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하반기도 등급하향 완화…호텔·자동차 '부정적'"

입력 2017-07-19 16:00
한신평 "하반기도 등급하향 완화…호텔·자동차 '부정적'"

반도체·디스플레이·정유·석유화학 업황은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19일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등급 하향 기조가 다소 완화됐고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하반기에 정유,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업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유통, 호텔, 자동차, 조선 등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5차 한국신용평가(KIS) 웹캐스트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상향 조정 건이 4건, 하향 조정이 10건으로, 지난해(상향 18건, 하향 24건)보다 모두 줄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하반기에도 하향 건수가 상향 건수를 웃돌겠지만 등급 전망 조정은 상반기에 상향 14건, 하향 4건이 이뤄지는 등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신용등급 하향 기조도 계속 완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건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이에 대해 "기존 구조조정 대상 업종이었던 철강, 해운, 건설, 화학 업종의 등급 조정이 이미 이뤄져 기저효과가 있었고 이들 업종 내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것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하반기 각 업종의 환경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업황이 비우호적인 업종으로는 유통, 호텔, 자동차, 조선을 꼽았고 우호적인 업종으로는 정유,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항공, 해운, 건설, 민자발전, 철강은 업황이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유통업종의 경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정체되고 있고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 소비 트렌드 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로 순차입금 증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업체는 2012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품업체의 경우 중국 등 일부 지역의 매출 감소 등이 업황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완성차업체와 계열부품업체, 현대차그룹 매출의존도가 낮은 비계열부품업체는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호텔의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 면세 사업자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업의 경우도 작년에 바닥을 치고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회복속도가 느리고 저가 수주 가능성이 있어 업황 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유는 국제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급여건이 양호하고 정제마진, 비정유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며 실적 개선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 업종은 미국에서 셰일가스 기반 설비가 완공되면 공급부담이 확대될 우려가 있지만 저유가 기조와 중국 석탄화학 설비 증설 지연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 실장은 "하반기 신용등급 조정의 관건은 조선, 해운, 철강, 건설, 항공 등 기존 구조조정 업종의 업황 회복이 지속하느냐 여부"라고 진단했다.

그는 "면세점, 유통, 자동차 등 최근 업황이 부정적으로 바뀐 업종들의 신용도 저하 폭과 속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올해부터 투자자를 대상으로 등급 변경 업체와 모니터링 업체에 대한 등급 조정 사유를 설명하고 향후 상황을 전망하는 웹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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