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속 유럽행 도의원들 민심 '부글'…홍준표 "돌아와야"(종합)
시민단체 "즉각 사퇴해야"…민주·한국 "의원들 징계"
도의회는 해명 없이 묵묵부답…대책 논의조차 안 해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이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당했는데도 유럽으로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선 도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민심이 들끓자 외유를 떠난 의원들을 징계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더불어민주당은 외유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날 청주에서 수해 복구에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징계하겠다"면서 "지금이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충북도의회나 외유를 떠난 의원들은 아직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충북 시민단체 연대회의는 19일 "지난 16일 폭우로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700여 건의 주택·도로가 침수돼 도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데 도의원 4명이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게 한다"고 밝혔다.
연대회는 "심지어 이번 외유에는 큰 피해를 본 청주 가경·강서도 지역구 의원까지 참여했다"며 "청주를 포함한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구한 다음 날 연수를 떠난 것은 언행 불일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도의회의 사과를 요구했다.
충북 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도민들을 대변하며 피해복구를 위해 뛰어다녀야 할 충북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소식은 수해로 인한 충격 이상의 상실감을 느꼈다"며 "도민의 아픔과 함께하지 않는 도의원들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난리를 겪은 도민을 팽개치고 해외연수에 나선 의원들은 즉각 사퇴하라"며 "각 정당은 해당 의원들을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이 도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아무런 공식적인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외유와 관련해 도의회 차원의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며 "현재까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물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번 해외연수에 참여한 도의원에 대해 징계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연수에 우리당 의원 1명이 포함됐다"며 "이는 생활정치와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인 만큼 스스로 회초리를 들어 해당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금도 수해현장에서 눈물을 훔치며, 구슬땀을 흘리는 주민과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며 "도당은 지역위원회별로 봉사대를 구성해 수해현장에서 아픔을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도 외유 의원들을 징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주 낭성면 수해복구현장을 찾은 홍준표 대표는 "큰 수해가 났는데 해외연수에 나선 도의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국당 도의원 3명에 대해 징계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의원들이) 정무 감각이 있다면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도의원 외유에는 자유한국당의 김학철(충주2)·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도의원과 최병원(음성1) 도의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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