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에너지난 극복 위해 풍력·태양광 활용 확산
여명거리 이어 공장에서 태양열 사용…가정용 풍력발전기 보급 나서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만성적인 에너지난을 겪는 북한이 최근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를 새로 건설하는 등 자연에너지 이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9일 양강도 삼지연군의 개발 상황을 전하며 "삼지연군을 혁명의 성지답게 꾸리기 위한 투쟁이 힘차게 벌어지는 속에 베개봉 일대에 풍력 및 태양빛발전소가 새로 일떠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자들은) 단 이틀 동안에 우리의 힘과 기술로 만든 풍력발전기 1호기의 설치를 끝내는 성과를 이룩했다"며 "돌격대원들은 풍력발전기 2호기, 3호기 설치 준비사업을 다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삼지연군을 지방도시의 본보기로 만든다는 목표로 올해 초부터 이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도시의 '표준'으로 부상하는 삼지연군에서부터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를 이용한 전력생산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전역에 일반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규모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는 가운데 가정용을 비롯한 소규모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전지판 설치도 북한 전역에서 확산하는 추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평양 문수물놀이장에서 20개 이상의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관리 청사의 조명 문제를 해결한다며 "전기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또 노동신문은 1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시찰한 치과용품공장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수백 개의 태양빛 전지판과 태양열 물 가열기를 설치하여 조명과 함께 편의시설에 더운물도 보장하고, 지열에 의한 냉난방체계도 받아들인 이 공장은 자연에너지를 적극 이용할 데 대한 당의 방침이 관철된 공장"이라고 치켜세웠다.
노동신문은 지난 4월에는 평성 자동화기구공장에서 생산한 300W짜리 소형 풍력발전기가 2가구의 조명과 가전제품 사용에 필요한 전력을 보장한다며, 이 풍력발전기가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해 조명과 난방문제를 해결하는 대규모 주택단지도 있다. 바로 북한이 김정은 체제의 최대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평양 여명거리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4월 여명거리 준공식이 열린 소식을 전하며 여명거리가 "태양빛과 지열을 비롯한 자연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기절약 기술들과 지붕 및 벽면녹화 기술 등 최신 건축기술들이 도입되어 에너지 절약형 거리, 녹색형 거리로서의 면모를 훌륭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자연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기존의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데다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에 제약을 받는 것과 관련돼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오래전부터 재생에너지 이용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그동안의 경험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기 때문에 최근 들어 재생에너지 이용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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