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세졌네? '능글이' 헥터, 여유 되찾고 더 강해져

입력 2017-07-19 10:54
팀이 세졌네? '능글이' 헥터, 여유 되찾고 더 강해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30)는 지난해 KBO리그에 처음 왔을 때도 강했다.

한국 2년 차인 올해는 더 강해졌다. 패배를 잊었을 정도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 헥터는 18일 기준으로 올해 18경기에서 패전 없이 14승을 거뒀다. 다승 1위다.

이닝(123⅔이닝),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15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11회) 분야에서도 1위를 달리며 KBO리그 대표 에이스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급 투수'로 주목받은 헥터는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의 수준급 피칭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는 각종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선발 1승을 더하면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15연승)을 달성한다. 나아가 선발투수 최다 연승인 정민태의 21승과 프로야구 원년 박철순이 거둔 투수 최다 연승 기록인 22연승에도 다가간다.

헥터는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 신기록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는 점에서 명성에 금이 가지는 않았다.

김기태 KIA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는 공통으로 헥터가 작년에도 잘했지만, 올해 더 잘하게 된 이유를 '여유'에서 찾는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새로운 팀에 온 것이었는데 팀이 약체이기도 했다. 헥터가 짊어진 짐이 컸다. 그런데 올해는 팀이 좋아지고 한국 2년 차로서 생활에도 여유로움이 생겨서 잘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KIA는 지난해 5위로 시즌을 마쳤다. 144경기 70승 73패 1무로 승리보다 패가 많았다. 헥터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고도 패전한 경기도 두 번이나 됐다.

그러나 올해 KIA는 18일까지 86경기 58승 28패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9승 1패에 달한다. 2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는 8경기다.

이 코치도 헥터가 팀 성적이 좋아진 덕분에 여유를 찾았다고 말한다.

특히 팀 타율 1위(0.310) 득점 1위(591점), 타점 1위(564점) 등 막강해진 타선이 헥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이 코치는 "타선의 득점 지원이 많아지면서 헥터의 마음이 더 여유로워졌다. 원래 능글맞은 성격인데, 팀이 앞서니 더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헥터는 마운드에서 여유로운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위기에 몰려도 긴장하는 기색 없이 실점을 막고, 웬만해서는 연타를 허용하지도 않는다.



헥터의 성격을 '능글맞다'고 표현했던 이 코치는 "헥터가 '연승 기록 욕심은 없고 팀 승리 욕심만 있다'고 하는데 거짓말 같다"고 웃으면서도 "헥터가 가끔은 튀는 행동을 보일 때 '개인 위한 팀은 없다'고 강조해준다"며 헥터의 여유에 때로는 긴장감을 넣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헥터 자신도 한국 2년 차 투수로서 타자들의 장단점을 더 잘 알게 돼 투구에 여유가 생겼다고 이 코치는 덧붙였다.

헥터가 강해진 팀 덕분에 여유를 찾았다고는 하지만, KIA도 물론 헥터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이 코치는 "매 경기 6이닝 이상 던져준다. 매 이닝 팀을 위해 희생해준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커브 비율을 높이고, 타자 몸쪽을 활용하며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쓰는 것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