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아시아 최대 가스전', 에너지 가격 하락에 찬밥 신세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아시아 최대 천연가스전인 인도네시아 동(東) 나투나 광구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던 외국 석유기업들이 잇따라 참여를 포기하고 있다.
1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은 최근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에 리아우 주(州) 동나투나 광구에 대한 생산물분배계약(PSC)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엑손모빌 측은 동나투나 광구 개발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 당 가격이 10∼15달러에 이르러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2008년에는 MMBtu 당 12달러에 이르렀으나, 요즘에는 MMBtu 당 3달러 내외를 오가고 있다.
1973년 발견된 동나투나 광구는 46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아시아 최대 천연가스전이지만, 수심 145m 해저에 있는 데다 이산화탄소(CO2) 함량이 71%로 극히 높은 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동나투나 광구의 개발에는 200억∼400억 달러(약 22조∼45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르타미나는 2011년 엑손모빌, 프랑스 토탈,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와 동나투나 광구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에선 이미 컨소시엄을 탈퇴한 토탈과 페트로나스에 이어 엑손모빌마저 두 손을 들면서 동나투나 광구의 개발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페르타미나 측은 동나투나 광구의 개발을 계속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샴수 알람 페르타미나 원유탐사 및 생산부문 이사는 "단독으로 동나투나 광구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미 여러 국제 석유 회사들이 해당 광구의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