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럭스 복귀·버나디나 질주·로니 영입…외인타자 경쟁(종합)
후반기 첫 경기 결승타 주인공 3명이 외국인 타자
RC/27 외국인 1위는 버나디나, 장외 외국인 1위는 스크럭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후반기 첫날의 화두는 외국인 타자였다.
18일 열린 KBO리그 5경기 중 3경기에서 외국인 타자가 결승타를 쳤다.
로저 버나디나(33·KIA 타이거즈)는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10회초 솔로포를 쏘며 극적인 역전극을 완성했다.
닉 에반스(31·두산 베어스)는 SK와이번스와 인천 방문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작렬했고, 38일 만에 1군으로 복귀한 재비어 스크럭스(30·NC 다이노스)는 청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3회 동점포, 5회 역전 결승 2루타를 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LG 트윈스는 루이스 히메네스(29) 방출과 새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33) 영입을 발표했다. 넥센도 대니 돈(33)과 작별하고 새 외국인 타자를 찾기로 했다.
누군가는 복덩이 외국인 타자 덕에 웃고, 다른 팀은 기존 선수가 안긴 상처를 새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봉합했다.
선두 질주를 이어가는 KIA는 버나디나 효과에 활짝 웃는다.
3·4월 타율이 0.255에 그칠 정도로 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던 버나디나는 적응을 마친 5월부터 맹활약을 이어간다.
각종 지표에서 버나디나는 '2017년 최고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
타율(0.316)부터 외국인 타자 중 1위(전체 16위)고 도루(19개, 전체 2위), 득점(81개, 전체 1위), 결승타(9개, 전체 3위) 부문에서도 다른 외국인 선수를 앞선다.
많은 팀이 외국인 타자의 성패를 판단할 때 RC/27를 쓴다. 1번부터 9번까지 똑같은 타자로 한 팀을 채우고, 27개의 아웃을 잡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 팀이 총 몇 점을 득점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버나디나로 1∼9번을 채우면 그 팀은 9회까지 7.98점을 얻는다. RC/27 부문에서도 버나디나는 규정 타석을 채운 외국인 타자 중 1위(전체 10위)다.
'부상 변수'만 제외하면 버나디나와 '최고 외국인 선수' 자리를 놓고 다툴 선수가 등장한다.
NC 4번타자 스크럭스다. 스크럭스는 오른쪽 옆구리 복사근 손상으로 지난달 10일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시까지 스크럭스는 58경기에서 타율 0.284, 17홈런, 4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18일 부상 복귀전에서도 동점 홈런과 역전 2루타를 쳤다.
스크럭스의 RC/27은 8.72다. 부상으로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25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9위다. 스크럭스의 복귀에 NC가 득점력 상승을 자신하는 이유다.
윌린 로사리오(한화, RC/27 7.97)와 다린 러프(삼성, 7.28), 에반스(두산, 6.91)도 시즌 평균 RC/27 6.13보다 높은 수치로 팀에 공헌했다.
반면 히메네스는 4.25로 부진해 결국 퇴출의 철퇴를 맞았다. 제이미 로맥(SK, 4.94)도 기대 이하의 득점력으로 2군에서 조정 중이다.
대니 돈의 RC/27은 1.57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앤디 번즈(롯데, 4.17)와 멜 로하스(kt, 4.14)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팀 외국인 선수 교체 횟수, 팀 상황 등으로 이들이 방출당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리그 평균보다 RC/27 2점 정도 낮은 외국인 타자에게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눈길을 끄는 건, LG가 영입한 로니다. 로니는 2002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1라운드 전체 19번으로 지명할 정도로 유망주였고 메이저리그 1천443경기나 뛰며 타율 0.284, 1천425안타, 108홈런을 기록했다.
이력은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가장 화려하다.
LG는 내심 로니가 버나디나 이상의 활약을 펼치길 원한다. 로니의 활약도는 외국인 타자 경쟁에, 나아가 KBO리그 후반기 판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