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정우택, 추경·정부조직법 처리 또 온도차?

입력 2017-07-18 16:01
홍준표·정우택, 추경·정부조직법 처리 또 온도차?

홍준표, 전날 전병헌 만나 "협조" 언급한 게 불씨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18일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놓고 또 미묘한 엇박자를 냈다.

홍 대표가 전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 국회 현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게 불씨였다.

홍 대표측은 이에 대해 "무조건 원안대로 처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심의 과정이니 협조한다는 원칙적 차원의 이야기"라며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이니 그런 과정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정도의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이 분리된 '투톱' 구조의 특성상 원내 협상에 대한 지휘권이 사실상 원내대표에게 있다는 점이다. 해석에 따라 원내 문제에 대해 홍 대표가 '월권'을 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홍 대표의 발언이 공개되자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가 중간에 나서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원내대표는 일단 원내 전략은 본인이 진두지휘하는 것이라며, 홍 대표의 발언 자체도 일반적 이야기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 취지가 협의를 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면서 "일반론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홍 대표의 발언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원내 전략은 내가 하는 것이고, 홍 대표도 (원내 사안에 관여하겠다는) 그런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의총에서 총의를 모아 단계별로 당론을 정하고 원내 전략을 짜나가는 것"이라며 불쾌한 기색마저 내비쳤다.

당 안팎에선 그러나 홍 대표 취임 후 보름 동안 원내 현안마다 투톱이 사실상 온도차를 노출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도 '원칙적 이야기'로 덮긴 했지만, 해 줄 것은 해줘야 한다는 홍 대표의 입장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무조건 협조할 수는 없다는 정 원내대표의 시각이 뚜렷이 다르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미 취임 직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후보자에 대한 당 차원의 임명 반대와 관련, "부적절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다.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며 "그리 되면(임명되면)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갈등론이 불거지자 양측 모두 "원내전략은 원내 지도부에 일임된 것"이라고 진화하고 나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고비마다 불거지는 모습이다.

다만 심각한 갈등으로 치닫기보다는 당분간은 현재처럼 사안마다 산발적으로 견해차를 드러내는 선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대여관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전향적 입장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원내 문제는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존중하기 때문에 당장 투톱 사이에 갈등이 드러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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