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꾼 김연경 "저는 막말 담당…애들 상처받았을 것"
(영종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김연경(중국 상하이)은 팬들에게서 '우리 누나'라고 불린다.
'일당백' 카리스마를 뿜으며 보고만 있어도 든든함을 느끼게 해주는 덕분이다.
김연경은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그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코트 안에서는 세계 최고의 공격력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코트 밖에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살림꾼으로 활약한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동료 사이에서 '악역' 혹은 '무서운 언니' 역할도 마다치 않는다.
대표팀이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유럽 원정에서 5승 1패로 좋은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김연경의 리더십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1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김연경은 "제가 막말을 많이 해서 애들이 상처받았을 것"이라며 "항상 그래 왔다"고 말했다.
홍성진 대표팀 감독도 김연경을 두고 "팀에 저해되는 요소가 있으면 바로 뭐라고 한다. 가차 없이 이야기하더라"라며 웃었다.
홍 감독은 이런 김연경의 존재가 팀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장이 없을 때는 김연경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연경이에게도 '내가 안 보이면 네가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이 혼자 다 하면 팀에 발전이 없다"고 김연경에게 독한 역할을 부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경의 직설 화법은 홍 감독에게도 통한다.
부상 선수로 엔트리에서 2명이 빠져 12명만으로 팀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김연경은 홍 감독에게 "지금 있는 대로 가시죠"라고 시원하게 제안했다.
홍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에 대표팀은 12명으로 유연성 있게 팀을 운영하고 있다.
김연경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홍 감독의 '소통 리더십'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김연경은 "감독님은 배구 열정도 강하시고 소통을 중요시하신다.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시면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며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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