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선왕실의 의료문화·이한우의 태종실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조선왕실의 의료문화 = 김호 지음.
허준의 '동의보감'을 비롯해 조선시대 의료 분야를 연구해온 김호 경인교대 교수가 조선왕실에서 벌어진 생로병사를 다룬 책.
유학을 통치 이념으로 내세운 조선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예(禮)는 사전에 다스림이요"라는 문구처럼 건강도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잘 다스려야 한다고 봤다.
저자는 조선왕실의 의료문화에 대해 "구체적인 처방보다는 치료의 원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욕망인 기(氣)를 조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욕망을 절제하는 능력인 이(理)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대두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왕과 왕자의 온행(行幸)과 정조 독살설에 대한 대목이다. 온행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천을 찾는 일로, 현종과 숙종은 안질을 고치려고 온양온천을 방문했다.
영조는 아들인 사도세자의 온행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사도세자는 온양에 가며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조는 이 과정을 임금이 되기 위한 수업으로 여겼다.
저자는 정조가 노론에 의해 독살됐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하루아침에 왕을 잃은 남인들에게는 정조의 죽음을 책임질 사람이 필요했다"며 "남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독살을 증명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다.
출판사 민속원이 펴내는 조선왕실문화총서의 13번째 책이다.
342쪽. 3만6천원.
▲ 이한우의 태종실록 = 이한우 지음.
조선시대 역사를 주제로 많은 책을 쓴 저자가 태종실록 번역에 나섰다.
그는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 대신 태종 때의 실록을 우리말로 옮긴 이유에 대해 "아버지 태종의 리더십을 충분히 탐구하지 않으면 세종에 대한 탐구는 피상적인 데 그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번역본보다는 구어체에 가까워 읽기 편하다. 예컨대 "태상왕(太上王)께서 마침 신암사에 거둥하시기 때문에 다만 기견(綺絹) 표리(表裏)를 드리고 돌아왔다"는 문장을 "태상왕이 마침 신암사에 행차했기 때문에 다만 기견(綺絹)과 겉감 및 안감을 올리고 돌아왔다"로 번역했다.
이번에 3권까지 나왔으며, 18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태종은 1400년부터 1418년까지 18년간 재위했다.
21세기북스. 460∼484쪽. 각권 2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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