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자동차 '빅 스리' 노조, 최악의 위기에 또 파업하나

입력 2017-07-17 18:01
[연합시론] 자동차 '빅 스리' 노조, 최악의 위기에 또 파업하나

(서울=연합뉴스) 한국 자동차 업계 '빅 스리'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지난 7일 파업을 가결했고, 현대차 노조도 파업 내부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찬반투표를 마쳤다. 한국GM 노조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통보를 받아 언제든지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도 17일 중노위 조정회의가 끝나면 18일부터 합법적 파업이 가능해진다. 17∼18일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기아차 노조는 중노위 쟁의조정을 마쳐 과반 찬성을 얻으면 바로 파업권을 확보한다. 현대·기아차 두 회사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하면 임단협 교섭 결렬로 6년 연속으로 생산라인을 세우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자동차 생산과 수출, 내수가 모두 줄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파업 절차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6만2천500여 대로 2010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 규모는 지난해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떨어졌고 올해는 멕시코에도 추월당해 7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판매량도 많이 감소했다. 완성차 5사의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은 400만3천800여 대로 지난해 상반기의 435만7천800여 대보다 8.1% 줄었다. 내수는 77만9천700 대로 4%, 수출은 322만4천여 대로 9.1% 떨어졌다. 최근에는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확연하다. 한국 자동차 수출을 선도하는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중국 판매량은 60% 이상 줄었고 미국 판매량도 7.4% 감소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위기 경고음이 들린다.

'빅 스리' 자동차 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파업 절차 진행의 이유로 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15만4천883 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에 더해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국민연금 지급 때까지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고 총액임금도 인상할 것을 주장한다.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천833원 인상, 통상임금의 500% 상여금 지급, 각종 수당 현실화 등을 내세웠다. 임금 인상이 가장 큰 쟁점이지만 '총고용 보장 합의서'나 '정년연장' 요구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특히 한국GM은 최근 3년간 2조 원의 누적 손실을 내 '한국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움직임을 보인다니 안타깝다.

파업권은 약자인 근로자의 협상권을 높이기 위해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다. 하지만 자동차 '빅 스리' 노조를 아무도 약자로 보지 않는다. 다른 기업에 비해 노조원들의 고용 안정성이 탄탄하고 임금 수준도 높다. 노조는 합법적 권리라고 해서 파업으로만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 절충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종 업계가 모두 어렵고 미래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일본은 유럽연합(EU)과 경제동반자협정(EPA)에 합의했고,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를 타깃으로 꼽았다. 이런 마당에 자동차 업계 노조의 파업은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 파업을 자제하고 회사 측과 협상을 벌여 현실적인 합의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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