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오늘 대통령 선거…여야 모두 최하층 출신 후보 내세워
여당 후보 코빈드 전 비하르 주지사 당선 유력…20일 표결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을 잇는 제14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연방 의회와 주 의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당과 야당 모두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정치인을 후보로 내세웠다.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람 나트 코빈드(71) 후보는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2차례 상원의원을 지낸 뒤 비하르 주 주지사를 역임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역시 달리트 출신인 메이라 쿠마르(72·여) 전 연방하원 의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여야 정당 모두 달리트 출신 후보를 내세운 것은 2019년 총선을 앞두고 인구 비중은 크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된 하층 카스트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이날 선거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연방 상원과 하원, 각 주 의회 의원 등 4천896명이 투표하는 간선으로 진행되며, 20일 개표를 거쳐 25일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
인도는 의원내각제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은 실질적 권한이 크지 않고 대부분 의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헌법상 대통령은 군통수권이자 국가 원수로 규정돼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 사면권·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해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다.
또 종종 사회에서 소수자에 해당하는 배경을 가진 인물이 대통령에 선출돼 사회통합의 상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 3대 자키르 후사인 대통령과 5대 파크루딘 알리 아메드 대통령, 11대 압둘 칼람 대통령 등은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가 아니라 14%에 해당하는 이슬람 신자였다.
또 달리트 출신으로는 이미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이 처음 선출된 바 있으며 여성으로서는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2007년 처음 당선됐다.
여당은 남부 타밀나두 주의 전인도 안나드라비다 진보연맹(AIADMK) 등 여당 연합에 속하지 않는 여러 지역 정당의 지지를 얻어 이미 코빈드 후보에 대해 전체 선거인단의 63%에 해당하는 표를 확보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선거에 앞서 코빈드 후보의 승리를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소냐 간디 인도국민회의 총재도 표 대결에서는 열세임을 인정하면서 "양심에 따라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여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어느 정당도 상대 후보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하지 않은 첫 번째 선거"라며 선거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음을 자축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