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금빛 질주' 노리는 안현수 "즐기면서 타고 싶어요"

입력 2017-07-17 15:07
평창서 '금빛 질주' 노리는 안현수 "즐기면서 타고 싶어요"

모교 한국체대에서 2주 일정 전지훈련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러시아 후배들이 질문하면 기꺼이 제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로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지만 17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한국체대 빙상장 아이스링크의 공기는 '얼음 왕국'처럼 차가웠다.

그곳에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안겨주고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빅토로 안' 안현수(32)가 빙판 위를 질주하며 차갑게 식은 공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안현수를 필두로 한 러시아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8일 입국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2주 일정으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한국의 분위기를 일찌감치 느끼면서 소치 올림픽에서 거둔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쇼트트랙의 불모진 다름없던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강화에 나섰고, 시발점으로 '안현수 귀화 프로젝트'에 나섰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무릎 부상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해 태극마크 획득에 실패한 안현수는 러시아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빅토르 안'으로 변신했다.

안현수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재기에 성공했다. 안현수의 금메달은 러시아 쇼트트랙 역대 1호였다.

한국 나이로 33살이 된 안현수의 인생 목표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평창을 금빛 질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안현수는 이날 언론에 공개된 훈련에서도 '러시아 후배'들을 선두에서 이끌며 얼음판을 질주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에이스 안현수의 빠른 질주에 뒤처질까 부단히 속도를 내며 따라붙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훈련을 끝내고 취재진 앞에선 안현수는 밝은 표정으로 "한국체대를 졸업한 지 10년 가까이 됐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라며 "어릴 때 훈련했던 곳이라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목과 어깨 부위에 테이핑하고 훈련을 치른 안현수에게 몸 상태를 묻자 "여름 체력훈련을 마친 터라 몸도 힘들고 속도도 잘 나오지 않아 크게 욕심을 내며 스케이팅을 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중요한 것은 평창 올림픽이다. 앞으로 치를 4차례 월드컵 시리즈와 1차례 유럽선수권대회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내가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라며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모범이 돼야 하는 위치다. 이제 노장 대열에 들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더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가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후배들과 함께 스케이팅하면서 가르쳐주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라며 "후배들이 질문해 오면 기꺼이 대답해주고 있다. 내가 가진 기술을 전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현수는 평창 올림픽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해오면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부담도 많았었다"라며 "평창 올림픽에서는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는 즐기면서 타고 싶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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