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이란대통령 남동생 금융범죄 혐의로 체포돼"(종합)
로하니 '복심' 최측근…보수진영의 '로하니 흔들기' 해석 나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친남동생 호세인 페레이둔이 금융범죄에 연루돼 체포됐다고 사법부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차석 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람(페레이둔)에 대해 여러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면서 "어제 보석이 허가됐지만 (보석금을) 공탁하지 못해 구치소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그의 혐의의 진위와 관계없이 이란 강경 보수진영의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공세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의 최측근이자 가족을 체포했다는 자체가 로하니 대통령에게는 큰 정치적 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보수진영은 올해 5월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해 국민적 지지를 얻은 로하니 대통령의 친서방 개방·개혁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세를 결집하는 분위기다.
페레이둔은 정부 직제에서 공식 직책은 없지만 핵 협상 과정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협상팀을 연결하는 등 긴밀한 일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란 정계에선 로하니 대통령의 '복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그를 '대통령의 눈과 귀', '로하니의 그림자'라고 일컫기도 했다.
1989∼1997년 말레이시아주재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로하니 대통령의 원래 성씨는 페레이둔으로, 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영적인', '성직자'를 뜻하는 로하니로 성을 바꿨다.
중도·개혁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수 진영은 페레이둔이 형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금융 기관에서 무이자로 대출받고 은행 고위 인사에 개입한다고 비판해왔다.
또 지난해 국책 은행 고위 간부들이 월 2만 달러의 터무니 없는 고액 월급을 받는 사실이 밝혀져 해임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이들이 페레이둔의 측근이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보수 논조의 이란 현지 언론도 꾸준히 페레이둔의 비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보수파가 장악한 사법부 역시 로하니 대통령과 종종 마찰을 빚어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대선 선거기간 사법부의 임의 동행·체포를 줄여야 한다고 비판했고 특히, 개혁파 유력인사인 미르-호세인 무시비와 메흐디 카루비의 가택연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데크 라리자니는 "누가 (대통령에게) 그런 권한을 줬나"라면서 "군중을 선동하기 위해 국가 기관의 법적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행정부와 독립된 이란 사법부는 한국과 달리 법원뿐 아니라 검찰청도 산하기관으로 둔다. 따라서 이란 사법부는 수사 개시·조사·기소와 형 집행·교정업무까지 담당한다. 대통령 산하 법무부는 행정부와 사법부를 연결하는 행정 부서로, 장관은 사법부 수장이 제청한 후보 중에 대통령이 선택한다.
사법부 수장은 최고지도자가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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