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학,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에 역대최대 21억원 포상 논란

입력 2017-07-16 16:03
中대학,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에 역대최대 21억원 포상 논란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대학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연구 팀에 역대 최대 포상금인 21억 원을 지급하자 학계에 과도한 성과주의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신랑망(新浪網) 등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농업대는 쌀의 도열병에 대한 내병성을 돕는 유전자 변이주(genetic variant)를 쌀에서 발견해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셀(Cell)에 논문을 게재한 천쉐웨이(陳學偉) 교수 연구팀에 1천300만 위안(약 21억8천만 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중국 연구팀이 받은 포상금 중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정적 포상과 논문 발간에 대한 공개적 압력이 과학자들을 논문 기계로 만들어 데이터 조작 등 비윤리적 관행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北京)대 라오이(饒毅) 생물학과 교수는 과학포털 과학망(科學網) 내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셀과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등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에 따라 과학자의 실적이 평가돼야 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이는 미신이라며 "일부 저널을 과도하게 숭배하고 (논문) 내용을 무시하는 것이 조만간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 교수도 지난주 신경보(新京報)에 "과거 달리기로 (연구) 압력을 줄였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건강이 좋지 않아 수영장에서 이를 잊으려 노력한다"며 "돈보다 우리의 발견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연구의 질이 총 인용률이나 다른 연구자들이 얼마나 해당 연구를 언급했는지에 반영되지만, 중국 논문의 인용률이 세계 평균 이하라고 지적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매년 100만여 편의 논문을 생산해 이 중 약 3분의 1이 외국 저널에 실리지만, 대부분 거의 또는 전혀 인용되지 않아 질이 낮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과학서적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는 지난 4월 의학학술지 종양생물학(Tumor Biology)에 게재된 중국학자 논문 107편이 허위 심사의견을 첨부했다며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학원 유전·발육생물학 연구소의 량청즈(梁承志) 쌀 과학자는 도열병이 현대 쌀 생산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천 교수 연구팀이 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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