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다] '9급 공시생', 마지막 문을 지나다

입력 2017-07-16 15:43
[클릭! 사.이.다] '9급 공시생', 마지막 문을 지나다

'공무원이 되는 길, 그 멀고도 험난한 길!'

'사진으로 이렇게 다시 본다'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센터에서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들에 대한 면접이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관문을 앞둔 그들의 모습에서 긴장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공무원', 사전의 의미로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입니다. 지위와 신분에 관해서는 헌법에서도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로 규정하고 있죠.



어느 사회나 없어서는 안 될 직업군입니다. 한 사회의 순기능과 발전, 투명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소방공무원, 교육공무원, 경찰공무원 등 종류와 직급도 매우 다양합니다.



최근 숨 막히는 청년들의 취업난 속에, 공무원은 직업의 안정성과 차별없는 응시기회, 퇴직 후 연금수령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시험에 대한 정보와 출제 경향 등에서 대입 시험인 수능만큼 높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경쟁률도 계속 치솟고 있죠.

그 관심과 인기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장소는 서울역입니다. 웬 서울역이냐고요? 아래 사진을 보시죠.



해마다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일이 되면 지방의 수험생들이 이른 아침 첫 KTX 편을 이용해 대거 상경합니다. 이날 이 시간 KTX 이용객 대부분은 이들이며 표를 구하기도 점점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시험의 경쟁률은 매년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은 응시기회와 절차에서 가장 극적인 신분상승의 수단이었던 조선 시대 '과거'와 비교됩니다. 위 사진은 1995년 고등고시를 보는 수험생들 모습입니다. 머리띠를 매고 집중하는 모습, 러닝셔츠만 입은 채 시험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비장감'이 세대를 초월해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관심과 열기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용어가 되어버린 신조어,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탄생시켰습니다. 2017년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약 40%(39.4%)가 '공시생'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애환은 아래 두 사진에 고스란히 잘 드러나 있습니다.



지난 1월, 체감기온이 영하 20도에 가까운 엄동설한에 경찰 지원 공시생들이 가장 깊은 새벽부터 서울 노량진동의 한 경찰학원 앞 노상에서 좋은 고정자리 배정을 위해 학원이 문 열기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그 추위에도 책을 놓지 않고 있네요.



이번엔 먹는 일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이틀 앞둔 지난 4월, 역시 서울 노량진동 학원가에서 많은 공시생이 비용과 시간 절약을 위해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입니다. 컵밥은 이미 이 동네의 필수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필기시험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경찰, 소방, 환경공무원 시험에는 체력시험도 중요한 관문입니다. 밑바닥의 정력과 마지막 땀방울까지 솟아내는 그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네요.



오늘 면접장에 동행한 한 아버지가 아들의 넥타이를 손수 매줍니다. 이런 말을 했을 듯합니다.

"아들아, 긴장 풀고 평소 자신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그리고 이런 조언도 했을 것을 기대합니다.

"공무원은 다른 직업과 달리 소명감이 더 요구되는 직업이야. 그 소명은 바로 봉사고 희생이야. 그 마음을 잘 드러내면 합격할거야!"

글을 맺기 전에 서비스 사진을 한 장 보여드리죠.

역시 공무원 시험을 위해 운집한 수험생들 모습입니다. 어디에서 이렇게 많이 모였느냐고요?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니고 2011년 4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모습입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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