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반역자 참수" 외침에 "우리는 당신의 군사" 함성
터키 쿠데타 저지 1주년 기념행사 성대하게 거행
"쿠데타 사범 법정 설 때 '관타나모 죄수복' 입혀야"
제1야당 대표 "쿠데타 시도 전후 벌어진 일 낱낱이 규명돼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쿠데타 저지 1주년을 맞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반역자 참수'를 외쳤다.
15일(현지시간) 밤 '순교자 다리'(옛 보스포루스다리) 아시아 말단 옆 공원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통합' 집회에는 수십만명이 모여 1년 전 쿠데타 저지를 자축하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연단에 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선 우리는 반역자들의 목을 칠 것"이라면서 의회에서 사형제 부활법안이 통과되면 지체 없이 재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최근 쿠데타 피고인이 법정에서 '영웅'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은 사실을 지적하며, "그들이 법정에 설 때 '관타나모 죄수복'과 같은 제복을 입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군중은 "우리는 타이이프(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름)의 군사다"를 연호했다.
이날 집회의 주제는 '민주주의와 통합'이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메시지는 더욱 가혹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로 일관됐다.
앞서 14일 오후 터키 정부는 경찰과 군인, 중앙부처 공무원 등 7천395명을 해고하는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을 관보를 통해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16일 새벽 2시 30분에 앙카라 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7·15(쿠데타 시도가 일어난 날)에 우리는 전 세계에 터키가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를 보여줬다"고 자찬했다.
의회 기념행사는 1년 전 의회가 쿠데타군의 공격을 받은 시간에 맞춰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저지 후 1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를 네 번째로 연장할지 17일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회 행사를 보이콧했다.
앞서 15일 오후 열린 터키의회 쿠데타 저지 1주년 특별회의에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지난 1년간, 사법 절차는 법의 틀을 벗어났다"며 쿠데타 저지 후 사법정의 훼손을 비판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또 당국이 쿠데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당일 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모두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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