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22년만의 홍수…290㎜ 비, 침수·정전·단수 '아수라장'

입력 2017-07-16 13:23
수정 2017-07-16 17:22
청주 22년만의 홍수…290㎜ 비, 침수·정전·단수 '아수라장'

1995년 8월 293㎜ 이후 두번째…무심천 하류 범람 농경지 잠겨

신봉동 주민 30여명 대피…가경천 유실, 정전·침수·단수 속출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시간당 최고 90㎜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16일 오전 290㎜의 폭우가 내린 청주 곳곳이 침수되고 단수·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청주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청주에는 289.9㎜의 폭우가 쏟아졌다. 우암산에는 274㎜, 상당구에는 260,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청주시에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이다.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미호천과 무심천이 범람 위기까지 치달았다.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의 수위는 4.4m를 기록,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하류 지역인 신봉동 일대 17가구 주민 30명이 인근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청주 율량천도 범람 위기에 놓여 주민 일부가 대피했고, 상당구 용암동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은 범람해 물이 도로로 역류했다.

상당구 명암유원지의 물이 넘쳐 인근 명암타워 1층이 한때 물에 잠겼다.

명암유원지가 이날 오전 범람 위기 수위까지 차오르자 청주시가 경고 방송을 내보내면서 이 유원지보다 지대가 낮은 용정동 일대 주민들이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

흥덕구 복대천 주변은 물이 넘쳐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정차된 차량이 물에 잠겼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도심 곳곳에서 차량 통제가 이어졌다.

경찰은 상당구 용암지하도, 흥덕구 서청주 사거리와 공단 오거리, 강내면 진흥아파트 사거리, 분평동 하이마트 사거리, 솔밭공원 사거리 등을 오가는 차량을 통제했다.



산비탈 지반이 약화하면서 월오동 공원묘지, 봉명동 노인요양원에 토사가 유출됐고, 오창에서는 산사태가 났다.

침수로 인한 정전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가경천이 유실돼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가경·복대동 일대 일부가 단수됐다.

청주시는 이날 오후 5시께나 돼야 복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전 9시 30분께 청주 흥덕구 복대동·오송읍·옥산면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고 서원구 사직동 등 시내 곳곳에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은 긴급복구반을 투입해 조치에 나섰다.

복대동을 비롯, 시내 일부 아파트에는 정전으로 인한 상수도 펌프 고장으로 단수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교실과 급식소 침수가 이어지면서 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무심천 인근 운호고 운동장은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물에 잠겼고 중앙여고에서는 인접 전파관리소 옹벽이 붕괴하면서 급식소 일부가 파손됐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대해 학생들의 외출 금지를 안내하고 내일 등굣길 안전 문제를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선로가 빗물에 잠기면서 충북선 열차 상하행선 운행도 전면 중지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전에서 제천으로 운행하려던 열차 2편이 결행했다. 증평역은 이 열차를 타려던 승객들에게 환불 조처했다.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화물열차도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배수가 완료돼야 운행이 정상화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운행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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