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세력 확산에 놀란 인니,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사용 제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동남아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인도네시아가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자국 내 사용을 제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16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통신정보기술부는 14일 저녁 성명을 통해 텔레그램 웹버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11곳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새뮤얼 팡에라판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국장은 "텔레그램은 이슬람 반군 단체들이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 폭력과 증오를 퍼뜨리고 신규 단원을 모집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에 있는 텔레그램 본사가 이와 관련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까지 텔레그램 사용을 전면 차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테러 사건에서 텔레그램은 시리아의 IS 지도자들이 추종자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폭탄 제조법 등을 가르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텔레그램 측은 이번 조치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남아 각국은 IS를 추종하는 이슬람 반군이 지난 5월 23일부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소도시인 마라위를 장악한 채 두 달 가까이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자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데 박차를 가해 왔다.
반군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여타 동남아 국가 출신의 IS 추종자들도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테러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세력이 축소된 IS가 필리핀 남부를 새로운 거점으로 삼으려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군에 따르면 마라위 시에서는 이달 14일까지 반군 대원 399명과 필리핀 군경 93명, 민간인 45명 등 53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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