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첫발 순탄"…文대통령 공약이행 '청신호'(종합)
16년만 최대폭 인상에 靑 반색…17일 수보회의서 메시지 예정
'2020년 시급 1만원' 대선공약 이행 한결 쉬워져
소상공인·중소 자영업자 임금 부담 등 해결 숙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16.4% 올라 7천530원으로 결정되자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주시하던 청와대가 반색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폭이 2001년(16.8%)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공약이행에도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해 문 대통령의 공약이행에 중요한 걸음을 떼게 됐다"면서 "인상률이 두 자릿수만 돼도 의미가 있는데 이렇게 늘어난 것은 더 평가할 만하다"고 이야기했다.
청와대는 노동계와 사용자 측이 끝까지 회의장을 뜨지 않고 표결로 결정한 양측의 태도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경영계가 자발적으로 두 자릿수 인상안을 제시했던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표결에 부친 사용자 측 안은 전년도보다 12.8% 오른 7천300원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참모들로부터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보고받는 등 후속 조치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7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서로 한발씩 양보해 최저임금 협상을 타결한 경영계와 노동계를 모두 격려하는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애초 1만원을 주장했던 노동계를 향해서는 시간을 두고서라도 새 정부의 공약을 완수하겠다는 내용을, 경영계를 향해서는 자발적으로 큰 폭의 인상안을 내놓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내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 자영업자다.
경제 사정이 나은 대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지만 인건비 지급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는 피해가 클 수 있다.
일부에서는 아르바이트생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사장님이 나올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런 우려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지원대책에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7.4%)을 넘는 초과인상분을 직접 지원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지원대책이 발표되기 전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현재까지 추진되는 업계의 불공정사례를 바로잡는 조치 등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국세청 등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오너들의 '적폐 경영'을 손보기로 한 조치 등도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하는 대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과도하게 이득을 취하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바로잡아서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보장한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00대 국정과제에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내용이 들어간 만큼,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소상공인과 중소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원 대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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