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行 대한항공기 무선교신 끊겨 獨 비상착륙(종합)
(서울·베를린=연합뉴스) 김기훈 기자·고형규 특파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스위스 취리히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음성통신 장비 결함으로 무선교신이 끊기는 바람에 독일 연방군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아 독일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16일 대한항공의 설명과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전날 오후 5시 54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KE917편은 취리히 공항 도착 40분 전 독일 영공을 비행 중 음성통신 장애를 발견했다.
이 보잉 777기종 항공기는 더는 비행이 어렵다고 보고 한국시각 이날 오전 5시 10분께(현지시각 전날 밤 10시 10분) 인근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안전 확보를 위해 독일 공군기가 KE917편을 에스코트해 인근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전투기 2대가 동원됐으며 이들이 일으킨 음속 폭음 때문에 주민들의 문의 전화가 250통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216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항공사 관계자는 "탑승객들은 모두 버스 편을 이용해 취리히 공항으로 수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pa 통신은 이와 관련, 슈투트가르트 공항 대변인을 인용해 비상 착륙한 시간대가 너무 늦어서 호텔 객실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승객들이 공항 터미널에서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아침 스위스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 여객기는 당초 전날 오후 2시 55분께 출발 예정이었으나 중국 상공의 기상 악화로 출발이 3시간여 지연됐다.
한편, 지난 14일에도 이집트 여객기가 독일 남부 지역을 비행하던 중 무선교신이 끊겨 독일 전투기 2대가 출격했으나, 이후 교신이 정상으로 돌아와 비상 착륙할 필요는 없었다고 dpa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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