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보고자료' 등 제5공화국 경제 문건 대거 공개

입력 2017-07-16 12:00
'각하 보고자료' 등 제5공화국 경제 문건 대거 공개

국가기록원, 비공개 기록물 2천22권 공개로 전환 결정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전두환 군사정부 시절인 제5공화국 당시 경제 관련 정부 문건들이 대거 공개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올해 공개 재분류 대상인 비공개 기록물 15만권 가운데 1차로 2천여권을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기록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43회 국가기록관리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등 31개 기관에서 생산했던 비공개 기록물 1만1천397권을 심의한 결과, 2천22권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공개는 85권, 부분공개는 1천937권이다.

기록원에 따르면 공개된 문건 중 주목되는 것은 1987년 경제기획원이 생산한 '각하 보고자료'다. 이 자료에는 당시 노사분규 현황과 대응방향을 비롯, 경제동향과 하반기 경제운용, 제5공화국의 경제운용 성과 및 과제 등이 포함됐다.

올해로 수입개방 30주년을 맞은 포도주를 놓고 당시 미국의 수입요구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보고자료 등도 공개 대상에 들어갔다.

미국은 1985년 7월 1일 열린 '제4차 한·미 경제협의회'에서 소비재의 상징 품목인 포도주 개방을 한국에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포도주 원액과 완제품을 구분해 수입하는 방안 등 개방 시기를 조정하는 작업을 거쳤고, 이는 공개된 각 부처 검토내용과 회의 자료 등에 담겼다.

아울러 '제6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 문건에는 당시 유가 하락, 엔고 현상 등에 관한 예측, 복지를 언급한 정부의 시각도 나타나 있다고 기록원은 설명했다.

이두원 연세대 교수는 공개된 기록물에 대해 "제5공화국은 '3저 호황'에 힘입은 경제성장, 물가안정, 경상수지 균형의 세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당시 부정적이었던 정치 이미지를 개선하려했던 의도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기록원은 2007년부터 비공개 기록물 약 7천700만 건을 재분류해 5천200만 건(공개 1천700만, 부분공개 3천500만 건)을 공개로 전환, 약 67%(공개 22.4%, 부분공개 44.5%)의 공개율을 보이고 있다.

기록원은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비공개 기록물의 공개전환 노력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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