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의 '신스틸러' 트럼프…샷 앞둔 선수들도 '힐끗'

입력 2017-07-15 19:06
US여자오픈의 '신스틸러' 트럼프…샷 앞둔 선수들도 '힐끗'

트럼프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관람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을 앞두고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은 주목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에서도 '신스틸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오후 3시 40분께(현지시간) 대회가 열리고 있는 자신 소유의 미국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모습을 드러내자 갤러리는 물론 샷을 앞둔 선수들도 시선을 빼앗겼다.

이날 대회 2라운드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15번 홀 그린 옆, 16번 티잉 그라운드 뒤에 있는 자신의 전용 관람 박스에 나타났을 때 선두를 달리고 있던 펑산산(중국)은 15번 그린에 막 올라선 참이었다.

갑자기 동요하는 갤러리에 펑산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곳을 힐끗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펑산산은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왜 그런 건지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펑산산만은 아니었다.

대통령 도착 후 처음으로 15번 홀 그린을 지난 렉시 톰프슨(미국)은 "한번 쳐다봤다"며 "내 샷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15번 홀에서 3m거리 버디 퍼트에 실패하고 파로 마무리한 톰프슨은 경기 후 "대통령 앞에서 최고의 샷을 치진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곳을 등지고 18번 홀을 지나던 박인비의 캐디 브래드 비처는 "모두가 우리를 보지 않고 반대방향을 보면서 휴대전화 카메라를 올려들었다. 뭔가 재밌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으로 US여자오픈을 찾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놓고 일찍부터 논란이 일었고 이날도 골프장 밖에서는 반(反) 트럼프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골프장 안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유리 박스 안에 선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나 "잘하고 있다"는 외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아마추어로 참가한 로런 스티븐슨(미국)은 "(대통령 출현이) 살짝 주의를 빼앗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나타났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아직 우리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누구든 상관없이 대통령이 와서 우리를 본다는 사실에 흥분됐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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