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선수에게도 슈퍼스타…축제가 된 마지막 올스타전(종합)
마지막 올스타전에 함께 출전한 동료들 이승엽에게 사인, 사진 부탁
이승엽, 아들 둘과 시구 행사…이대호와 베이징 올림픽 세리머니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나를 포함한 프로야구 전체의 축제"라며 자꾸만 몸을 낮췄다.
하지만 팬과 후배 선수, 모든 관계자들이 2017 KBO 올스타전을 '이승엽을 위한 축제'로 만들고자 했다.
돋보이려 하지 않아도, 이승엽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의 주인공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는 이승엽도 부담을 내려놓고 현역 마지막 올스타전 축제를 즐겼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이승엽은 외야 그라운드에서 단독 팬 사인회를 했다. 비가 내렸지만, 팬들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 이승엽을 만났다. 이승엽도 성심껏 사인하고 팬들과 사진을 찍었다.
라커룸에서도 작은 사인회가 열렸다. 함께 올스타전에 출전한 후배들과 가족들이 이승엽에게 사진을 청했다. 이승엽도 흔쾌하게 응했다.
올스타전의 시작도 이승엽의 가족이 알렸다.
이승엽의 큰아들 은혁(13)군이 시구를 했고 둘째 은준(7) 군이 시타자로 나섰다. 이승엽은 아들 뒤에서 시포를 했다.
시구 행사 후 이승엽은 두 아들과 진하게 포옹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구본능 KBO 총재는 이승엽에게 헌정 유니폼을 증정했다. 이승엽은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승엽은 '기록'을 세웠다.
팬과 선두 투표로 올스타 베스트 12에 뽑힌 이승엽은 드림 올스타 5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40세 10개월 27일에 올스타전에 나선 이승엽은 2000년 올스타전에서 매직리그 선발투수로 나선 김용수(LG·40세 2개월 21일)를 넘어 '최고령 올스타전 선발 출전' 기록을 세웠다.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라이온즈 파크가 들썩였다.
이승엽은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3회에는 큰 파울 타구를 날린 뒤 1루 땅볼로 돌아섰다.
5회에는 장타가 나왔다. 이승엽은 10-0으로 앞선 4회 2사 1,2루에서 김진성(NC 다이노스)을 공략해 우익 선상으로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11번째 올스타전에서 나온 개인 통산 6번째 타점이었다.
이승엽은 6회 볼넷을 얻었지만, 7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9회에도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마지막 올스타전 이승엽의 성적은 5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이다. 그는 개인 통산 50타수 11안타(0.220) 3홈런 6타점으로 올스타전과 작별했다.
자신의 홈런 세리머니는 펼치지 못했지만, 드림 올스타 동료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리머니'를 재연했다. 이승엽은 3회초 이대호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홈 플레이트로 들어오자 검지로 하늘을 가리킨 뒤 주먹을 마주치는 세리머니를 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추억을 담은 세리머니였다.
경기 뒤 이승엽은 두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불꽃 축제를 지켜봤다. 이렇게 가족의 추억이 또 쌓였다.
이승엽은 이렇게 마지막 올스타전 축제를 즐겼다. 팬들도 눈과 가슴에 '국민타자' 이승엽의 모습을 담았다.
경기 뒤 이승엽은 "마지막 올스타전도 즐거웠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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