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막내 김민선·김민지 "'제2의 이상화' 호칭만으로도 좋죠"

입력 2017-07-16 05:00
빙속 막내 김민선·김민지 "'제2의 이상화' 호칭만으로도 좋죠"

단거리 유망주들 "국내서 열리는 올림픽, 다신 없을 기회"

(화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두 막내인 김민선(18·서문여고), 김민지(17·세화여고)는 비슷한 이름만큼이나 웃으면 사라지는 초승달 눈매도 닮았다.

어릴 적부터 단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내 '빙상 여제' 이상화의 뒤를 이을 '제2의 이상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15일 강원도 화천에서의 전지훈련 중 만난 두 선수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제2의 이상화'라는 호칭이 갖는 무게보다는 거기에 실린 기대감에 더 마음을 두고 있었다.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쨌든 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만큼 좋게 봐주시고 내가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어서 부담이 되면서도 감사하죠."(김민선)

"제2의 이상화라고 불리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좋아요. 그만큼 성장하고 세계대회에서 경험을 쌓아서 기회가 된다면 정말 '제2의 이상화'만큼 탈 수 있어야겠죠."(김민지)

두 선수가 스케이트 선수 생활을 시작한 계기는 좀 다르다.

김민선은 11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고, 그러다 보니 재미도, 재능도 있는 것 같아서 비교적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관규 전 감독의 딸인 김민지의 경우 8살 때 일찌감치 입문했다.

"아빠는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저한테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고 하셨어요. 오빠만 시작했는데 제가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는 성격이라 저도 하겠다고 떼를 썼죠. 아빠가 늘 스케이트장에 계시니 아빠 보려고 간 것도 있고요."

대표팀 막내로 지난 5월부터 훈련에 합류한 이들은 막내로서 얻는 점이 많다고 말한다.

김민선은 "다른 데서 운동을 하게 되면 동생들이 저희를 보는 상황인데, 대표팀엔 잘 타고 경험 많은 언니들이 많아서 노련한 점이라든지, 경기하는 모습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김민지도 "맏언니보다는 막내가 더 좋은 것 같다"며 "언니들이 많이 챙겨주시고 알려주시기도 하지만, 그냥 보고 배우기만 해도 많이 늘어서 갈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막내지만 대표팀의 '애교 담당'은 오히려 바로 위 언니들인 박지우(19), 황다솜(20)이라며, 막내들은 언니, 오빠들에 맞장구를 쳐주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 발탁이 처음은 아니지만, 올림픽을 내다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올림픽일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두 선수는 "다신 없을 기회"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각오도 굳다.

"일단 제일 앞으로 다가온 중요한 대회인 선발전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고, 제 실력을 잘 발휘해서 선발된다면 올림픽까지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꾸준히 내야 해요. 그러면 평창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김민선)

"여름에 훈련을 탄탄히 해서 올림픽 대표로 뽑히는 것이 먼저고, 뽑히게 되면 올림픽을 잘 경험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김민지)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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