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끈 설비투자 내년엔 힘 빠진다…건설투자 0%대 성장

입력 2017-07-16 10:15
성장 이끈 설비투자 내년엔 힘 빠진다…건설투자 0%대 성장

내년 설비투자 연간 3.0% 증가…건설투자 상반기 마이너스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올해 큰 폭으로 깜짝 성장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내년엔 올해 수준에 머물러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내년에도 반도체 등 IT 부문 중심으로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기저효과 때문에 증가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연간으로도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16일 한국은행 7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에 설비투자는 작년 동기대비 14.1%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4월 경제전망(9.5%)보다 크게 올라갔다.

올해 들어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1월 10.3%에서 2월 19.5%, 3월 23.4%, 4월 4.3%, 5월 19.5%로 고공행진을 했다.

하반기에는 증가율이 5.0%로 떨어져서 연간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9.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설비투자가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5.7% 증가해 연간으로는 3.0%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2.9%)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즉, 내년에는 설비투자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진 못할 것이란 의미다.

한은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도 6월 78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수출 호조 등으로 꾸준히 오르다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올해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OLED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과 D램 가격 강세에 따른 유지 보수도 많았다.

내년에도 IT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과 조선·해운 등 비IT 부문은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

석유정제·화학 업종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준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투자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으며, 조선·해운도 선박 발주량이나 해운 운임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건설투자는 내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2.2%를 기록하며 연간으로는 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올해 지난해 10.7%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9.9%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에는 3.7%로 증가율이 떨어져서 연간으로는 6.5%로 내려갈 전망이다.

주거용 건물은 올해 들어 착공면적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정부 부동산 규제와 가계부채 대책으로 올해 아파트 분양실적도 건설사 당초 계획(44만호) 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비주거용 건물도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높고 하반기 오피스텔 분양이 감소하는 추세다.

토목은 정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로 부진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민간부문 플랜트 건설은 호조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설비투자는 크게 늘어난 수준을 유지하고 건설투자는 둔화해 성장을 이끌 힘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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