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K리거 중용'…대표팀에 발탁 얼마나?
대표팀 조기 소집시 K리거로 '신태용식 축구' 구현 유리
8월 14일 명단 발표시 유럽파 점검 어려운 현실론도 작용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특명을 짊어진 신태용호(號) 1기 멤버들의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축구대표팀은 애초 다음 달 28일 소집할 예정이지만 1주일 앞당긴 8월 21일 '조기 소집'을 요청한 상태라서 프로 구단들이 협조해준다면 대표팀 소집 명단은 이르면 8월 14일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에 나설 태극전사들을 뽑기 위해 'K리거 옥석 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앞서 전북-울산전, 수원-제주전, 서울-포항전을 찾았던 신 감독은 15일에는 포항-수원전(포항), 16일에는 상주-전북전(상주)을 관전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K리거들을 대폭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K리거 중용'에는 신 감독이 당면한 현실적 상황과 명분론이 함께 맞물려 있다.
신 감독이 요청한 대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다음 달 21일 K리거 조기 소집을 허락해준다면 이들 선수를 중심으로 '신태용식 축구'를 구현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 기간이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여서 이 기간 외에 훈련할 수 있는 선수는 프로연맹이 조기 소집을 응해준 K리거 선수들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리거들이 대표팀 소집 명단에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 때보다 더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했던 올해 3월 27일 시리아전 때는 소집 대상자 23명 중 9명, 5월 카타르전 때는 24명 중 9명이 K리거였다.
하지만 신 감독 체제에서는 태극마크를 다는 K리거가 두 자릿수로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유럽파들은 비시즌이라 쉬고 있지만 K리거들은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최고의 실전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13골로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는 공격수 양동현(포항)과 물오른 골 감각을 보여주는 '왼발 달인' 염기훈(수원),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 이근호(강원) 등이 신 감독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대표팀이 조기 소집될 경우 프로연맹 및 구단들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때도 프로연맹이 3주 전 조기 소집을 지원했지만, K리거는 7명뿐인 '반쪽 훈련'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8월 12일, 독일 분데스리가는 8월 19일에 개막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신 감독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K리거들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감독이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대표팀에 부를 용의가 있다고 지목한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손흥민(토트넘) 외에 다른 유럽파들은 새로운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종전보다는 낮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홍정호(전 장쑤)와 황일수(옌볜FC), 장현수(FC도쿄) 등 여름 이적시장에서 둥지를 옮긴 해외파들도 소속팀 적응 등으로 신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가 더 어렵게 됐다.
신태용호 1기 멤버로 K리거들이 얼마나 승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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