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 금지"…교황, 처소 출입문에 경고 문구 부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티칸 처소에 "불평 금지"라는 경고 문구가 내걸렸다.
바티칸 인사이더, 라 스탐파 등 이탈리아 언론은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주하는 게스트하우스 산타마르타의 교황 처소 출입문에 최근 새로 붙은 표시판 사진을 공개했다.
표시판에는 '흡연 금지'를 연상시키는 표식 옆에 "불평하지 말라"(Vietato Lamentarsi)는 경고문이 큰 글자로 적혔다.
표시판 하단에는 "불평하지 마세요. 이를 어기는 사람은 기분과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해하는 희생자 증후군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문이 실렸다.
또, "위반 행위가 아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면 벌금이 두 배가 된다. 당신이 최선을 다하려면 한계가 아닌 잠재력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 불평을 멈추고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라"는 문구도 담겼다.
최근 교황청을 떠들썩하게 한 일련의 사건에 대한 교황의 심정으로도 읽히는 이 표시판은 시칠리아의 심리학자이자 자기개발 전문가인 살보 노에가 최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을 일반 알현할 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에는 독일 DP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황이 이 표시판을 보자마자 매우 기뻐하며 단숨에 표시판을 읽더니 측근들에게 '사무실 바깥에 걸어놔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교황청은 지난 달 교황청 서열 3위로 꼽히는 조지 펠 교황청 재무원장이 과거에 아동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모국 호주에서 기소된 데 이어 교황청 내 보수파 거두로 꼽히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충돌해온 게르하르트 뮐러 신앙교리성 장관이 이달 초 전격 해임된 여파로 한동안 어수선함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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