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 휘날린 '무지개 깃발'…퀴어문화축제 개막
'성소수자 인권 보장' 촉구, 주한 美대사관 등 14개 대사관 축사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14일 서울광장에서 막을 올렸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퀴어 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제18회 퀴어문화축제(14∼23일) 개막식을 열었다.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과 성소수자 지지자들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무지개가 그려진 팔찌 등을 차고 축제를 즐겼다.
이날 퀴어축제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프랑스대사관, 영국대사관 등 14개 세계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로베르토 파워스 미국대사관 총영사는 "미 대사관과 미국인을 대표해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축하한다"며 "전 세계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애쓰는 분들을 지지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모두 무지개 너머를 바라보자"고 말했다.
축제에 참석한 최영애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성소수자 인권 보장 없는 인권의 완성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제 성소수자라고 당당히 가슴 펴고 마음껏 외치자"며 "성소수자도 당당히 누릴 수 있는 인권이 있고,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축제 참가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 강모(22·여)씨는 "성소수자를 차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모두 같은 인간이고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퀴어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퀴어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는 샬롬선교회 등 개신교 계열 단체들이 '탈 동성애'를 주장하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앞서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탈동성애인권포럼)는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열고 "동성애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두 축제·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을 우려해 서울광장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고 광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해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다음날 서울광장에서 본행사 열고 퀴어 퍼레이드를 벌인다. 이후 오후 10시에는 이태원에서 공식 파티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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