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이정후에게 "아버지 넘어서는 최고의 선수가 되길"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7 KBO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 명단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의 이름과 함께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의 이름도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승엽은 "이정후의 이름을 보며 '아, 정말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승엽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릴 올스타전에 역대 최고령 베스트 출전자 자리를, 이정후는 최연소 출장자 기록을 예약했다.
이승엽이 처음 올스타에 뽑힌 1997년에는 이종범(당시 해태 타이거즈)이 올스타전에서 함께 뛰었다.
20년이 흘러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가 이승엽과 함께 올스타전에 나선다.
이승엽은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98년생인) 정후가 태어나기 전에 내가 올스타에 처음 뽑혔다. 몇 년 전에 이종범 선배께서 '아들이 청소년 대표에 뽑혔다'고 하셔서 배팅 글러브를 드린 적이 있는데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20년 동안 한국 야구 최고 선수 자리를 지켰고, 이정후는 그사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한국 야구를 짊어질 미래로 떠올랐다.
이승엽은 "아버지 이종범 선배의 빛이 워낙 강해서 이정후가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신인으로 올스타전에 나설 정도로 훌륭한 선수가 됐다"며 "야구 선배로서 이정후는 정말 자랑스럽다. 야구인 2세의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다"고 이정후를 칭찬했다.
덕담이 이어졌다. 이승엽은 "이번 올스타전 출전을 발판 삼아서 넥센의 최고가 아닌, 아버지보다 잘하는 야구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사실 언젠가 이정후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뜻깊은 내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두고 조언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