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끝 장애학교 부지 확보한 이건영 용인시의원
지역구 주민 설득해 님비 극복…"장애 아이들에게 도움 돼 기뻐"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장애인인데도 일반 학교에 잘못 가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나와 자립을 못 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지역 장애 아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경기 용인시의회 자유한국당 이건영(65·모현·포곡·유림·역삼) 의원은 15일 용인 최초의 장애인 공립 특수학교 설립이 눈앞에 다가온 것에 대해 이같이 감회를 밝혔다.
이 의원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 955번지 일대 1만4천40㎡에 용인특수학교(가칭)가 31학급(수용학생 199명) 규모로 건립된다.
이 곳에는 용인시에 사는 장애 유치원생을 비롯해 초·중·고교생이 입학해 국비로 교육을 받게 된다. 장애학생의 취업교육을 위한 취업반 8학급(56명)도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말 교육부에 제출한 특수학교 설립계획안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현재 도교육청과 용인시가 자연녹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는 행정절차를 진행중이다.
올해 말까지 도교육청이 보상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공사를 시작하면 2019년 9월에 준공돼 이듬해 3월 개교가 가능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용인에 장애인을 위한 국립특수학교가 들어서게 된 것은 2014년부터 학교건립에 뛰어든 이 의원의 노력과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용인지역에는 장애 학생이 2천500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는 기흥구에 있는 사립학교 1곳(150명 수용)이 유일하다.
나머지 장애학생들은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 채 졸업 후에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졸업 후 성인이 되고 나서도 혼자 생활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없어 부모가 모든 것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의원은 40살이 넘어서도 부모의 보살핌이 없이는 온전히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하는 친구의 장애인 자녀를 보고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에 나섰다.
3선의 지방의원인 이 의원은 학교 용지를 물색하다가 2014년 수지구 성복동의 적당한 곳을 찾았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닥쳐 접어야 했다.
이어 어렵사리 모현면과 마평동에 다른 건립부지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역시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학교가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반기는 곳은 없었다.
결국, '3전4기' 끝에 지난해 6월 유림동의 자연녹지 부지를 찾아낸 뒤 주민들을 설득해 특수학교 건립을 추진할 수 있었다.
특수학교가 들어선 곳은 인가가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 반대 민원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오랫동안 지역구 주민에게 믿음을 준 이 의원의 노력 덕분에 님비(NIMBY)현상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위원은 "특수학교 설립 용지로 받아준 주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이곳은 저의 지역구이기도 하다"면서 "동료 의원들도 표도 안되고 힘든 일을 왜 하느냐고 했지만, 결국 주민들의 협조로 특수학교를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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