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사드보복, 안에선 파업…현대차 '내우외환'

입력 2017-07-14 18:32
수정 2017-07-14 19:49
밖에선 사드보복, 안에선 파업…현대차 '내우외환'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판매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 노조마저 6년 연속 파업을 가결하면서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했다.

사측은 국내외로 어려운 상황을 노조가 이해하고 이번만큼은 분규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짓기를 바랐지만, 결국 파업 수순에 들어가자 생산 차질과 이에 따른 손실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해 임금만 다루면서도 12년 만의 전면파업을 비롯해 모두 24차례 파업했다. 12차례 주말 특근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14만2천여 대의 차량, 3조1천억 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파업 관련 생산 차질 규모가 3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현대차 노조의 전면·부분 파업 일수는 총 56일이다.

생산 차질 대수는 34만2천대, 생산차질액은 무려 7조3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임금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교섭까지 해서 쟁점이 더 많다. 이 때문에 애초에 7월 말 시작되는 여름 휴가 전 타결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올 상반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차는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내부 분위기가 그야말로 최악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19만8천342대에 그쳤다. 이는 2012년 약 217만대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는 34만4천783대, 수출(해외생산 포함)은 185만3천559대로 1년 전보다 각각 1.8%, 9.3% 감소했다.

해외시장에서의 부진은 미국의 재고 조정과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감소의 영향이 컸다.

중국 시장만 놓고 보면 사드 보복 여파가 발생한 2분기(4∼6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했다.

문제는 이들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하반기 판매 호조를 확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생산 차질이 가시화하면 올해 판매목표인 508만대 달성이 물 건너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어떻게든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도록 제시안 마련에 고심하면서 막바지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 판매 급감으로 경영상황이 힘든 시기에 노조가 파업을 선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더 큰 위기에 빠뜨리고 영세한 부품업체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조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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