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내고 자가운전한 증인 김상조 "삼성·韓경제 발전계기 되길"(종합)

입력 2017-07-14 18:04
수정 2017-07-14 18:05
연차내고 자가운전한 증인 김상조 "삼성·韓경제 발전계기 되길"(종합)

박영수 특검, 직접 나와 김 위원장에 증인신문…이재용 협공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오늘 제 증언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 전체의 발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을 거치며 재벌 개혁을 강조하고 특히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를 정면 비판해온 진보적 성향의 학자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아주 큰 부담을 지고 왔다"면서 "공정위원장으로서의 증언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 증언이 이 부회장에겐 단기적으로 큰 고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인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법원에 나왔다.

그는 재판에서 "공정위원장 취임사를 한 지 오늘이 딱 한 달"이라며 "다만 증인 출석은 공정위원장의 직무 수행이 아니고, 공정위에 연차휴가를 내고 개인 자격으로 왔기 때문에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차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엔 박영수 특검이 직접 '등판'했다. 장관급인 김 위원장의 지위에 따른 예우와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직접 공소유지에 나선 것이다. 박 특검이 이 부회장 재판에 나온 건 지난 4월 7일 첫 정식 재판 이후 두 번째다.

박 특검은 "어떤 걸 중점적으로 말할 생각이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단순 증인신문"이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최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증언을 두고 최씨 측 변호인이 '강압 증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공개된 법정에서 증언한 것을 강압 증언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 않으냐"며 유감을 표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위원장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 등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의견을 구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합병 등은 삼성 미래전략실이 기획한 승계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완성 지으려면 불법적인 방법이 아닌 경영 성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삼성합병이나 금융지주사 추진 등은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을 뿐 승계를 위한 작업이 아니었다"고 반박하며 특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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