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막화] ② 2030년까지 '바다 숲' 5만4천㏊ 조성한다지만
바다목장도 26곳 만들 계획…미국·일본은 민간 참여 활발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지구 온난화와 해양 환경의 변화로 바다 사막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하자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1980년대부터 바다에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2년 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지정하고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과 바다 숲 복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정부는 2009년을 바다 숲 조성사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말까지 1만2천208ha에 바다 숲을 조성했다.
선진국보다 뒤늦게 바다 숲 조성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정부는 해조류 이식과 인공 어초 개발 등에서 뛰어난 기술을 축적해왔다.
◇ '바다를 풍요롭게'…2030년까지 바다 숲 5만4천ha 조성
해양수산부는 연안 생태계 복원을 위해 2030년까지 전국에 5만4천ha 규모의 바다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바다 숲 조성사업은 초분광 항공영상을 분석해 갯녹음이 진행된 해역에 해조류를 이식하거나 자연석 혹은 해중림초 설치, 자연 암반 개선 등으로 연안 생태계를 복원한다.
바다 숲 조성사업을 맡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갯녹음 발생 해역에 적합한 해조류를 선택, 인위적인 서식 환경을 만들고 관리를 한다.
바다 숲을 만드는 방법은 포자주머니법과 수중저연승법이 있다. 포자주머니법(sporebag method)은 성숙한 해조류를 주머니에 넣어 갯녹음 발생지역에 넣어주면 포자가 방출돼 해조류가 착생하는 방식이다.
수중저연승법(floating rope method)은 해조류를 줄에 매달아 설치하는 방법이다.
해조류를 원하는 위치에 투하할 수 있고 성게나 전복 등 해조류를 좋아하는 조식동물에게 먹히지 않는 장점이 있다.
1년간 바다 숲을 조성한 뒤 3년간 관리하면서 갯녹음 실태를 모니터링한다.
2009년부터 시작한 바다 숲 조성사업은 바다 숲 회복에 효과가 작지 않다.
바다 숲을 산란장으로 하는 도루묵은 사업 이후 60%가량 어획량이 늘었고 해저에 서식하는 저서생물도 2011년 27종에서 2014년에는 43종으로 늘었다.
해수부는 올해 3천38ha 규모의 바다 숲을 조성하고 연안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물고기들이 모여 살 수 있는 바다목장 26곳을 만들 계획이다.
◇ '일본과 미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바다 숲 사업
일본은 2005년 수산청의 조사 결과 70%의 연안에서 해조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바다 숲 조성사업을 전면 개편했다.
2007년에는 17개 지자체와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기존 갯녹음 관련 연구 성과와 현황을 종합해 갯녹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본의 바다 숲 조성사업은 어업인과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정부와 지자체는 필요한 사업비 제공, 민·관·학을 아우르는 자문 조직 구성 등 기술 정보 제공과 홍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인근 해역은 천연 해초(Seagrass)로 이뤄진 바다 숲이 넓게 펼쳐져 있다.
미국 전체 바다 숲의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플로리다 탬파베이(Tampa bay)는 지난 100년간 바다 숲의 80%가 사라졌다.
해양대기청(NOAA)과 연방어류야생생물국(FWS), 환경청(EPA) 등 연방정부가 바다 숲 조성 및 관리 업무를 맡고 있으나 민간단체의 참여가 활발하다.
1993년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인 TBW(Tampa Bay Watch)는 탬파만의 생태계 복원에 힘쓰고 있다.
TBW는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현장 체험학습, 에코 투어를 통해 바다 숲 조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바다 숲 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임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책임연구원은 "수산자원은 공유재로 온 국민이 먹는 식량 자원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황폐해진 바다를 푸르게 복원하기 위한 바다 식목일을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바다 숲에 대한 이해와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