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열사 서울 안국동 집터 알리는 표석 섰다(종합)

입력 2017-07-14 15:22
이준 열사 서울 안국동 집터 알리는 표석 섰다(종합)

헤이그 특사 파견·순국 110주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이준(1859∼1907) 열사 순국 110주년을 맞아 서울 안국동에 이준 열사의 집터임을 알리는 표석이 세워졌다.

서울시는 14일 종로구 안국동 148번지 해영회관에서 '이준 집터 역사문화표석 제막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준 열사는 일제의 협박으로 체결된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됐으나 일본의 방해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머물던 호텔 방에서 7월 14일 울분을 못 이기고 병사했다.

표석이 설치된 곳은 이준 열사가 헤이그 특사 파견 당시 거주했던 곳이다. 지금은 학교법인 덕성학원이 보유한 사유지다.



이준 열사의 집터가 어디인지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당시 신문, 책, 토지대장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 정확한 위치를 밝혀냈고, 서울시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표석을 세우기로 했다.

이곳은 여성이 상점을 내고 운영하는 것이 드물던 시절 이준 열사의 부인인 이일정(1876∼1935)씨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우리나라 최초의 부인상점을 운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후 중국인이 갖고 있다가 해방 이후인 1964년 덕성학원이 매입했다.

서울시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나 사라진 문화유산 터를 기억하기 위해 표석을 설치해왔다. 지금까지 모두 317개 표석이 서울시내에 있다.

이준 열사 집터 표석 제막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러시아 순방 중에 보니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한제국 공사관이 옛 모습대로 남아있었고, 100억원 정도면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대한민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인데도 독립운동가 정신을 기릴 수 있는 곳을 내버려두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19년이면 건국 100주년을 맞는다"며 "부끄러움을 덜어내고 독립국가의 자존감을 세울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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