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외부자 시각으로 검찰 개혁…검사들도 저녁이 있는 삶"(종합)

입력 2017-07-13 17:18
수정 2017-07-13 17:19
박상기 "외부자 시각으로 검찰 개혁…검사들도 저녁이 있는 삶"(종합)

"'친검찰' 시각 없다…검찰 권한 내려놓겠다…인사에 개혁 성패 달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고상민 이보배 기자 = 박상기(65)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포획되지 않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검찰개혁을 하겠다"며 인적 쇄신 등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예고했다.

박 후보자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으로부터 '학계나 시민단체가 사법개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소신이 여전하냐'는 질문을 받고 "외부자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참여정부에서 사법개혁위원회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등에 참가했던 그는 당시 개혁이 성공했느냐는 질문에는 "실패했다"며 "결국 기존의 제도나 문화에 함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우려하시는 검찰 친화적 시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려가 있는 것을 알지만, 포획되지 않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여당 의원들이 과거 칼럼 등에서 피력한 의견과 달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는 검찰 논리에 순치된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개혁의 방법론을 두고도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동참하도록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면서도 "기대에 못 미친다면 적절한 수단을 활용해 검찰과 법무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자는 "한국 검사들도 이제는 저녁이 있는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꼭 필요한 권한만 행사하고 불필요한 권한은 내려놓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우회적인 표현을 동원해 검찰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인적 쇄신'에도 나설 뜻을 피력했다.

취임 후 첫 과제 중 하나로 인사를 꼽은 그는 "정의롭지 못한 검사, 권력 편향적이었던 검사들은 국민이 원하는 검찰상이 아니므로 그렇지 않은 검사들로 검찰 핵심 부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검사장 인사와 부부장 이상 전체 인사 등 2단계가 모두 시급하지만, 특히 부부장 이상의 인사가 여러 기준에서 공정히 이뤄지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부부장부터 차장검사까지의 인사에 검찰개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세습되는 식의 인사는 끊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면 답변에서 경찰 개혁을 전제로 수사권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그는 '경찰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경찰을 전제로 한다면 검찰개혁도 이뤄지기 어렵다"며 "연계는 불가피하지만, 합리적으로 수사권을 조정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과거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 외압과 사퇴 종용, 기획 낙마 등의 의혹이 있던 것에 대한 진상조사 의사를 묻자 "내용을 살펴보고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는 노동자의 파업에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 분쟁은 기본적으로 위력 행사라는 점에서 적용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도입과 관련해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일률적 형사처벌은 한국 인권 수준이 국제사회로부터 낮게 평가받는 원인"이라며 "대체복무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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