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돼도 '이름값' 데얀 "기용은 감독의 결정…내 역할 할 뿐"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K리그 득점왕 3회에 빛나는 프로축구 FC서울의 '해결사' 데얀(36)은 최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 달 25일 상주와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와 9일 광주와의 19라운드 모두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2일 전북과의 18라운드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체력 때문에 데얀을 90분 전체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발은 여전히 매섭다.
데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3분 박주영과 교체 투입돼 7분 만에 결승 골을 뽑아냈다.
윤일록이 헤딩으로 내준 공을 번쩍 뛰어올라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다. 광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이다.
상위 스플릿 진입을 위해 승점 1점이 아쉬운 서울로서는 무더위를 쫓는 한줄기 시원한 비와 같은 득점이었다.
이 골로 데얀은 양동현(포항·13골), 자일(전남·12골), 조나탄(수원·11골) 등과의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경기 후 만난 데얀은 "후반 조커로 기용되는 건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선수 기용은 감독의 결정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저도 잘 생각하고 있다"며 "벤치에 있다가 출전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제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는데, 오늘 승리가 상위 스플릿과 3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흐름을 끝까지 좋게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홍 감독은 앞으로도 당분간 데얀과 박주영을 적절히 안배해 기용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황 감독은 "전반부터 힘을 빼기보다 후반에 데얀을 투입하는 쪽을 택했는데 광주전과 이번 경기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날씨가 상당히 더워서 승부처의 시간대가 바뀌는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박주영과 데얀을 로테이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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