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외치는 獨 '전략기업 피인수' 저지 강화

입력 2017-07-12 21:04
자유무역 외치는 獨 '전략기업 피인수' 저지 강화

獨 유수기업 인수에 관심 많은 中 겨냥 분석 나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정부는 자국의 사회간접자본과 망(네트워크) 산업 등 전략적 가치가 큰 부문의 기업이 유럽연합(EU) 밖 국가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보다 강력하게 저지하기로 했다.

대연정 내각은 12일(현지시간) 회의에서 소수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브리기테 치프리스 경제에너지부 장관이 마련한 전략산업 피인수 저지·보호 방안을 의결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의회 입법이 불필요한 이 안은 EU 밖 기업에 쉽게 인수되지 않게끔 하는 보호산업 분야를 처음으로 적시하고 인수 승인을 위한 검사 기간도 지금보다 배로 늘린 4개월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호되는 산업 분야로는 병원, 공항, 전력망, 통신망, 물 공급 체계, 원전 등이 주요하게 꼽혔다.

치프리스 장관은 이번 조처가 보호무역 행위로 해석될 것을 염려한 듯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를 가진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우리 역시 공정한 경쟁의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전제한 뒤 "우리보다 개방적이지 않은 국가들과 자주 경쟁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치프리스 장관의 이 언급은 독일 유수의 중견기업 사냥에 관심이 많은 중국을 주로 겨냥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독일 인더스트리 4.0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로봇기업 쿠카가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에 인수돼, 당시 기술 유출 논란과 독일산업 보호 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또, 푸젠(福建) 훙신(宏芯·그랜드 칩)투자펀드가 독일 반도체기업 아익스트론을 인수하려던 것을 두고 아익스트론 기술은 군사적 용도가 있다며 국가안보 위해 논란까지 불거졌고, 결국 미국 재무부까지 반대한 이 인수는 불발됐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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