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추문'…"주에티오피아 외교관, 여직원 성폭행혐의"(종합2보)

입력 2017-07-12 18:25
수정 2017-07-12 21:43
'또 성추문'…"주에티오피아 외교관, 여직원 성폭행혐의"(종합2보)

외교부, 작년 성추행 후 대책마련 나섰지만 '무용지물'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우리 외교관의 성추문이 또 발생했다.

외교부는 에티오피아 주재 외교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현지 대사관 여직원(계약직)의 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에 근무하는 간부급 외교관 A씨가 지난 8일(현지시간) 대사관 여성 행정직원 B씨를 성폭행했다는 제보가 10일 접수됨에 따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고자 B씨 진술에 따르면 A씨는 토요일인 사건 당일 저녁 와인 3병을 곁들여 B씨와 둘이서 식사한 뒤 만취해 의식을 잃은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튿날 새벽에 깨어나 상담 기관의 조언에 따라 병원 진단서를 받은 뒤 모친을 통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외무고시 출신인 A씨는 B씨와 직무상 상하 관계였으며, 업무상 도움을 준데 대한 감사 인사차 B씨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해서 당일 만찬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A씨는 대사관 차원의 1차 조사때 '술이 많이 취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추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일단 신고자 B씨 진술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A씨에 대해 출석 요구서를 발부했다. 이에 따라 A씨는 12일 저녁 귀국한 뒤 13일부터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는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신고자 B씨는 11일 귀국했으며, 외교부 감사관실이 제3의 장소에서 면담을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혐의자에 대한 형사처벌, 중징계 등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취임 후 조직·인사 혁신 차원에서 공직 기강 확립에 방점을 두고 있음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최근 들어 재외공관에 주재하는 외교관의 성추문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며 공공외교를 담당한 참사관급 외교관이 지난해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을 한 혐의가 현지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또 작년 중동 지역에 주재하는 한 현직 대사가 대사관 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일도 있었다.

외교부는 작년 잇달아 추문이 발생한 뒤 대응책 차원에서 재외공관 복무 기강 확립을 위한 부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외부 전문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유사 사건 재발을 막지 못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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