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러 측과 만남 시간만 낭비…의혹 터무니없다"(종합)
폭스뉴스 출연해 반박…"클린턴 정보 듣고 싶었으나 성과 없어, 기대한 회동 아냐"
"아버지에겐 얘기 안해, 의회에서 선서하고 전부 증언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위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의혹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러시아 인사들과의 회동이 '시간 낭비'였으며, 이 만남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11일(현지시간) 미 보수성향 보도채널 폭스뉴스의 뉴스쇼 '해니티'에 출연해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인사들과의 만남을 해명하며 러시아 유착설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6월 9일 클린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준다는 약속을 받고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와 만났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NYT)보도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가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의혹이 "터무니없고 과장됐다(ridiculous and overplayed)"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회동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베셀니츠카야와 만나기 전후에 아버지에게 이를 말했느냐는 진행자 숀 해니티의 질문에 트럼프 주니어는 "아니다. (만남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말할 게 없었다"며 "그야말로 낭비한 부끄러운 20분이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 회동에 동석한 폴 매너포트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은 내내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회동 시작 몇 분 후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 자리를 주선한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 롭 골드스톤이 회동 후 시간을 낭비하게 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돌이켜보면 나는 일을 조금 다르게 해야 했다"고 인정했으나, 이 회동에서 클린턴에 대한 유용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측 인사와의 만남이 "상대 후보 조사였으며, 그들은 내가 들어온 모든 이야기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을 수 있어 듣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아무 성과를 보지 못했으며 분명히 그런 회동이 아니었다"며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 측과의 만남에 대해 증언할 의사도 밝혔다.
"숨길 것이 없다면, 의회에서 선서하고 전부 증언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 해니티의 질문에 그는 "모두 다 (증언하겠다)"라고 답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미국 상·하원은 트럼프 주니어에게 의회 증언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유착 파문이 불거진 후 첫 언론 출연인 이날 인터뷰에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러시아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화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이메일에서 회동을 주선한 골드스톤이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후보를 도우려는 의도로 '클린턴이 러시아와 거래했다'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이 정보를 보유한 러시아 인사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러자 트럼프 주니어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러시아 인사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보를 보유한 사람과 접촉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을 보인 데 대해 트럼프 주니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보가) 신빙성이 있는지 무언가 배후에 있는지 몰랐으며, 누군가 이메일을 보내서 읽고 그에 맞춰 답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에 앞서 트위터에 "내 아들 도널드가 오늘 오후 10시 숀 해니티와 인터뷰를 한다"고 예고를 올리며 "그는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아들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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