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자폐아 사회성 개선"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옥시토신(oxytocin)은 인간과 척추동물의 체내에서 자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사회적 교감, 부부애, 모성본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고 있다.
옥시토신이 자폐아의 사회성 결핍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 정신과-행동과학 전문의 카렌 파커 박사는 옥시토신을 자폐아의 코에 분무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1일 보도했다.
자폐아 3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옥시토신 스프레이 또는 가짜 스프레이를 매일 두 번씩 4주 동안 코에 분무하고 이들 부모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아이들의 사회성 변화를 평가하게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파커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이와 함께 실험 시작 전과 후에 아이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 옥시토신의 혈중 수치를 측정했다.
전체적으로 진짜 스프레이 그룹 아이들의 사회적 행동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시작 전 원래부터 혈중 옥시토신 수치가 낮았던 아이들은 높은 수치를 보인 아이들에 비해 사회성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아이들은 실험이 끝난 후 옥시토신 수치가 조금 높아졌다.
옥시토신 수치가 원래 낮았던 아이일수록 효과는 더 컸다. 수치가 가장 낮았던 아이들이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가짜 스프레이 그룹도 사회성이 약간 개선됐으나 진짜 스프레이 그룹처럼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파커 박사는 이를 가짜 약도 진짜 약이라고 생각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이른바 '플래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옥시토신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사회성만 개선됐을 뿐 자폐증의 또 다른 대표적 증상인 반복 행동은 줄지 않았다.
옥시토신 스프레이 자체는 부작용이 없고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옥시토신의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전국의 자폐증 치료기관에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온라인판(7월 10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