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무덤덤'…트럼프 장남 이메일에 잠시 출렁
3대 지수 모두 보합권 마감…"아직은 워터게이트급 아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이른바 '러시아 커넥션 의혹'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지만, 시장은 사실상 무덤덤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러시아 변호사와의 회동과 관련된 이메일 내용을 전격으로 공개하면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나온 것 아니냐는 워싱턴 정가의 기류와는 사뭇 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1시 30분께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 직후 장중 100포인트 이상 수직으로 하락했다. 그렇지만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면서 전거래일보다 0.55포인트(0.00%) 상승한 21,409.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0포인트(0.08%) 내린 2,425.53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91포인트(0.27%) 오른 6,193.30에 마감했다.
경제전문 CNBC는 "여름철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다우지수가 일시적으로 이메일 공개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뉴욕증시의 움직임은 아직은 워싱턴발(發) 정치적 파장을 그다지 큰 변수로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뉴욕증시는 지난 5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논란으로 '트럼프 탄핵론'이 불거지자 다우·S&P·나스닥 지수가 나란히 급락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곧바로 강세로 돌아서면서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랠리를 재개했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도 투자심리에 타격을 가할 결정적 악재는 아니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다만 '러시아 커넥션 의혹' 속에 대대적인 감세와 건강보험 개편 같은 국정과제 실현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UBS의 거래소 담당국장인 아트 카신은 다우지수의 반응을 과도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들이 옳다.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하는 상황이 일어날 것 같은가.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 "아직은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다르다"고 말했다.
안전자산들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50달러(0.1%) 오른 온스당 1,214.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4% 내린 10.9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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