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아들에게 벌금액수 물어보는 美 판사 '화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로드 아일랜드의 한 지방 법원.
근엄하게 법복을 차려 입은 베테랑 판사 앞에 웬 남자 아이가 앉아 있다.
판사는 갑자기 아이에게 벌금 액수를 물어본다.
"우리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다. 벌금 90달러와 벌금 30달러, 그리고 아무런 벌칙도 주지 않는 것. 어떤 쪽을 선택하면 좋을까?"
판사의 말에 한참 동안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소년은 "30달러요"라고 답한다.
5살 먹은 제이콥은 다름 아닌 이 법정 피고인의 아들이다.
제이콥의 아빠는 교통신호 위반으로 약식 기소됐다.
벌금 형량을 놓고 고민하던 프랭크 캐프리오 판사는 제이콥을 판사석으로 불러 '의견'을 구한 것이다.
제이콥이 아빠에게 무죄가 아니라 30달러 벌금을 '선고'하자 법정 방청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1985년부터 30년 넘게 판사로 봉직해온 캐프리오 판사는 독특한 선고 스타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법원에는 중범죄보다는 교통 위반 등 과실범에 대한 재판이 많다.
그럴 때마다 캐프리오 판사는 이웃이나 아이들에게 벌금 액수를 매겨보라고 권유한다고 한다.
캐프리오 판사는 피고인의 아들이 아빠가 어떻게 벌금을 마련할지 고민하느라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고 했다.
캐프리오 판사는 생업에 종사하느라 사정이 어려운 지역 주민에게는 온정적인 판결을 내려준다.
공동체의 이익이 사법부의 이익과 부합해야 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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