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러시아와 클린턴 거래' 귀띔받고 "좋다"며 회동(종합)

입력 2017-07-12 03:58
수정 2017-07-12 07:31
트럼프 장남 '러시아와 클린턴 거래' 귀띔받고 "좋다"며 회동(종합)

러 인사와 이메일 대화 트위터에 모두 공개…"완전히 투명하려고" 설명

NYT 보도 대부분 맞아…러측 이메일 "트럼프 지원 일부…민감한 고급정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뉴욕타임스(NYT)에서 보도했던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과 자신의 답장까지 포함한 모든 이메일 대화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완벽하게 투명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달아 러시아 변호사와 자신의 회동을 주선한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로브 골드스톤)과 나눈 이메일 대화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골드스톤은 실제로 러시아 정부가 당시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려는 의도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러시아와 좋지 않은 거래를 했다'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골드스톤은 지난달 3일 보낸 이메일에서 "에민이 전화를 걸어와 매우 흥미로운 것을 가지고 당신(트럼프 주니어)과 접촉해보라고 했다"면서 "러시아 검사가 에민의 아버지인 아라스를 오늘 아침 만나 이렇게 제의했다. 트럼프 캠프에 힐러리, 그리고 힐러리와 러시아의 거래에 죄를 덮어씌울 수 있는 공식적인 문서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 그것은 당신의 아버지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분명히 매우 민감한 고급정보이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 지원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에민과 아라스 부자는 모스크바의 부동산 개발업체 경영자로, 트럼프 주니어와는 지난 2013년 러시아에서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할 때 만난 인연이 있다.

골드스톤은 또 "러시아 정부 변호사"가 이런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 변호사를 만나볼 것을 제의했다.

이는 실제로 지난해 6월 9일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던 러시아 여성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지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주니어는 "그 말이 맞는다면 후일 여름에 (접촉해 정보를 듣는 것이) 좋다"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다만 "먼저 다음 주 내가 돌아와서 전화로 먼저 얘기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에는 이 변호사를 트럼프타워에서 만나고자 정확한 약속 시간을 잡으려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낸 성명에서 "그들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정보는 '정치적 스캔들에 대한 정보'로 생각했다"면서 "처음엔 전화만 하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여자(베셀니츠카야)는 스스로 공표했듯 정부 관료가 아니었다"면서 "그 여자는 제공할 정보가 없었고, 입양과 '마그니츠키법'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날 회동(내용)은 모두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것이었고, 나는 실제로 그것 때문에 불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내용 공개는 본인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논란을 확산하는 양상이다.

CNN과 NYT, 워싱턴포스트 등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 내용이 러시아 정부의 미 대선 개입 사실을 확증해주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또 이 이메일 내용을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의 당선을 돕고자 러시아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빌리려 한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인 '가짜뉴스' 중 하나로 비판한 CNN은 긴급뉴스를 통해 "이메일은 트럼프 주니어가 클린턴의 추문에 대한 민감한 고급정보를 취득하려고 러시아 정부 변호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 다시 글을 올려 "오늘날 좌파는 미국이 책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성공하는 것보다 고통받고 실패하는 것을 보려 하는 듯해 슬프다"고 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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