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유전자치료제 시장 '기린아'될까…결국 '가격 문제'

입력 2017-07-12 08:43
수정 2017-07-12 15:19
인보사, 유전자치료제 시장 '기린아'될까…결국 '가격 문제'

회당 접종비 400만~500만원 전망…급여 문제가 성패 가를 듯

코오롱 해외시장진출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국내도 유전자치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유전자치료제는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지만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릴 정도로 향후 전망이 밝아 기대를 낳는다.

그러나 허가와 동시에 인보사의 건강보험 급여 문제, 시장 침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인보사는 회당 접종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는데다 지속적인 접종이 필요해 건강보험 급여문제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 코오롱생명과학 유전자치료제 시장 선점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내놓은 첫 신약으로,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이자 29번째 국산 신약이다.

이번 허가를 계기로 코오롱생명과학은 급성장하는 유전자치료제 시장을 주도할 첫걸음을 뗐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4년 1억7천300만달러에서 올해 7억9천4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유전자치료제 부분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일본의 미쓰비시다나베제약과 5천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여러 국가에 대한 글로벌 판권 계약이 아닌 단일국 기술수출 계약으로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대 최고가라고 의미를 부여했었다.

◇ 인보사, 해외시장 진출 '잰걸음'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식약처 허가를 계기로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시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장 자회사인 티슈진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도 신청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이 임상과 품목허가 과정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향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시설 확충도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5월 충주 바이오 신공장 설립에 약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10만 도즈(dose, 1회 접종분)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9월부터 시판된다. 국내 영업은 정형외과 쪽 영업망을 확보한 코오롱제약과 한국먼디파마가 맡기로 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 외에 구체적인 마케팅이나 해외 진출 계획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인보사 1회분 400만~500만원 고가…'급여 여부'가 성패 가를 것

인보사가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고 있지만 성공을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 급여 여부가 시장 침투와 향후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인보사가 국내에 처음 출시되는 유전자치료제인 만큼 비교 대상이 없어 약가 산정,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고가의 유전자치료제에 급여가 적용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인보사의 1회 접종분 가격을 400만~500만원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보사가 성공하기 위해선 건강보험 적용이 필수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는 약값의 30%만 내면 되기 때문에 100만원대로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인보사는 1~2년에 한 번씩 지속해서 맞아야 하므로 반드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현재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이 약물 대신 선택하는 인공관절 수술 비용은 400~500만원 정도다. 1회 시술로 연골 재생을 돕는 메디포스트[078160]의 줄기세포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시술 비용은 약 800~1천200만원 정도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1회 시술하면 되는 인공관절 등과 비교해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인보사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며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유전자치료제여서 의사의 처방을 이끌어내는 것도, 환자가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식, 허가와 동시에 급여 신청 준비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급여 신청에 대해서는 단계를 밟아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출과 건강보험 급여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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