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주연으로 급부상한 트럼프 주니어

입력 2017-07-11 15:56
'러시아 스캔들' 주연으로 급부상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경영…대선 때 접촉으로 '러시아 폭풍 속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측근들의 러시아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마저 의혹의 중심인물로 부상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동안 백악관 고문직을 맡은 여동생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에 비하면 정치 일선에선 물러나 있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측 인사와 직접 접촉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진 데다 트위터 등으로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는 등 정치적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논쟁의 중심에 이제 트럼프 주니어가 서다. 그는 항상 싸울 준비가 돼 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집중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3남 2녀 중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39)는 부친의 모교인 와튼스쿨을 졸업했다. 동생 에릭(33)과 트럼프그룹을 이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연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 아내와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로 만나 결혼하는 등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총기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전미총기협회(NRA) 총회에도 참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NRA 지지를 끌어내는 데에도 기여했다.

대선 기간 총기애호가와 애국심을 부추기는 지역에 파견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동생 이방카나 그의 남편 쿠슈너와는 달리 백악관에서 업무를 맡지 않았다. 닐 고서치 대법관 임명이나 백악관 부활절 행사 등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워싱턴을 방문하는 일도 좀처럼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 만큼은 '격렬한' 충성심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민주당이나 주류 언론에 맞서 트위터나 라디오 등을 통해 거칠게 항변했다.

지난 9일에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작년 6월 9일에 그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받기로 하고 러시아 측 인사와 회동한 사실이 폭로됐다. 이를 두고 WP는 '신참의 실수'라고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정부의 한 고문은 "정치와 관련이 없는 사람, 특히 대선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할 수 있겠지만 우리 중 다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문은 "악의는 없었겠지만 나이브했다"고 평했다.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는지 몰라도 러시아와는 밀접한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2006년 이방카와 함께 러시아를 방문, 트럼프의 이름을 단 부동산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최근 18개월 동안에만 6번 러시아를 찾았다.

작년 10월에는 친(親)러시아 단체로 분류되는 정치·외교센터(CPFA)가 개최한 행사에 연설자로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그의 사업 파트너인 란다 카시스는 작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모스크바에서 트럼프 주니어, 러시아 외교부 관계자와 저녁 식사를 한 적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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