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올림픽교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헷갈려요"

입력 2017-07-11 14:09
부산 올림픽교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헷갈려요"

좌회전 직행버스·공항버스는 기존정류장 사용…혼잡 부추겨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1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교차로 버스정류장.



김모(65·여)씨는 버스정류장에서 5분간 기다리던 시내버스가 도로 중간에 있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정류장에 멈추는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했다.

김씨는 "항상 이용하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고, 당연히 버스가 정차할 줄 알았는데 도로 중앙의 정류소에 버스가 정차해 깜짝 놀랐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서 직행버스를 이용하려던 이모(51)씨는 BRT 개통으로 도로 중앙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지만, 직행버스가 기존정류장에 정차하는 바람에 차를 놓쳤다.

부산시가 지난달 30일 올림픽교차로∼운촌삼거리(1.3㎞)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했지만, 버스정류장이 BRT 정류장과 기존정류장으로 나눠 운영되면서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개통한 원동IC∼올림픽교차로 3.7㎞ 구간 BRT와 지난 4월 두 번째로 개통한 안락교차로∼원동IC 1.7㎞ 구간 BRT를 연결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도로 중앙에 있는 BRT 정류장과 인도에 접한 기존정류장이 모두 운영 중이다.

올림픽 교차로를 지나는 시내버스는 BRT를 이용해 도로 중간에 있는 정류장에 정차하지만, 1011번 직행버스는 기존정류장에 정차한다.

이유는 BRT에서는 직진만 하고 좌회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안대교를 이용하는 1011번 직행버스는 올림픽 교차로에서 좌회전해야 하므로 BRT에서 나와 일반 차량이 다니는 차로를 이용하고 정류장도 인도에 접한 기존정류장을 사용한다.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해운대와 김해공항 구간을 운행하는 공항버스도 BRT를 운행하지만, 승객이 짐을 내리고 싣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항버스 특성상 정류장은 BRT 정류장이 아닌 인도에 접해 설치된 기존정류장을 이용하고 있다.

공항버스를 이용한 전선미(28·여)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되는 것을 알았지만, 공항버스는 어디서 타야 할지 잘 모르겠고 안내문도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또 동해선벡스코역과 올림픽 교차로를 지나 해운대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차선을 변경해 인도에 접한 벡스코시립미술관 정류장에 멈춘다.

올림픽교차로 직전까지만 BRT가 운용되기 때문이다.

올림픽 교차로에서 송정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차량의 소통을 위해서 이곳은 BRT 해제가 필요하다는 경찰의 요청을 부산시가 받아들인 것이다.

유점자 해운대구의원은 "BRT 시행 이후 해운대 일반도로의 정체현상이 더욱 심해져 택시와 자동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버스가 일반도로까지 들어와 운행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창우 해운대구의원도 "시내버스가 BRT에서 벗어나 일반도로변 정류장을 이용하는 것은 차량 정체를 부추기고 버스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해 BRT 도입취지와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는 차량 흐름 상 직진만 가능해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버스는 전용차로에서 나와야 한다"며 "공항버스도 짐을 싣거나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다른 버스 진행을 방해할 수 있어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벡스코시립미술관 정류장 위치문제는 올 연말 올림픽교차로 부근에 조성되는 환승센터가 완공되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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