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권리금 보호부터 상속 절차까지…청주시 법률상담 '인기'
작년 8월부터 서비스 제공…민사 상담 60% 차지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권리금을 주고 상가를 임대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물 주인이 저를 내보내고 이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하는데 권리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는 건가요"
A씨는 청주 무료 법률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권리금을 주고 입주해 영업 중인 점포에서 쫓겨나게 돼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될 처지에 놓였던 터라 걱정이 컸다.
그러나 법률 상담을 받고 나서는 A씨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권리금 회수가 보장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취지와 향후 대처 방법에 대해 법률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 마음이 놓인 것이다.
A씨처럼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마음 고생을 하다가 법률·세무·노동 관련 조언을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청주 무료 법률상담실로 이어지고 있다.
무료 법률상담실은 고민이 있어도 경제적 이유 등으로 법률·세무 상담을 받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청주시가 작년 8월부터 운영하는 제도다.
무료 법률상담실은 매달 두 번째주 월요일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 차려진다.
청주 지역 변호사와 법무사,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 등 상담관 24명이 매달 2명씩 돌아가며 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작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8개월간 총 61건의 상담을 했는데 민사 상담이 60.7%(37건)에 달한다.
병원 의료사고 손해배상 청구 방법, 이혼 및 재산 소송, 일조권 침해 해결법, 고리대금 피해 대처법, 근저당권 미해지 때의 대책 등 상담 내용도 다양하다.
아파트 임대 계약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교통사고 손해배상 관련 소송 방법을 묻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사 다음으로는 재산 증여·상속 때 세금 문제나 지방세 감액 방법 등을 묻는 세무 관련 상담이 13.1%(8건), 폭행이나 명예훼손에 따른 고소 등 형사 관련 상담이 11.5%(7건) 순이었다.
무료 법률상담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에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해 상담 예약을 하면 해당 분야 전문 상담관이 방문하는 때에 맞춰 일정을 잡아준다.
상담실을 이용한 뒤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민도 많지만 상담 시간이 적은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1인당 상담 시간은 20분가량인데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충분한 상담을 받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청주시 관계자는 "상당 시간을 늘렸고 방문객의 상담 내용에 따라 전문가를 연결하고 있다"며 "시민 중심의 맞춤형 법률상담이 이뤄지도록 운영 방법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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