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현직 축구선수, 여성 관중 입장 허가 운동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란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알리 카리미(38)가 여성의 경기장 입장 허용 운동에 목소리를 더했다.
이란 ISNA통신은 10일(한국시간) "카리미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이란 축구협회(FFIRI)에 여성 관중들의 경기장 입장을 허가하라고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카리미는 "수백만 명의 여성 축구팬들이 축구 관람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국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면서 "여성들의 경기 관람은 불가능한 주제가 아니다. 조속히 여성 스포츠팬들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란 축구인들의 공개적인 여성 관중 입장 요구 움직임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15일엔 이란 축구대표팀 주장 마수드 쇼자이에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축하자리에서 로하이 이란 대통령에게 여성 축구팬들의 경기장 입장을 건의했다.
지난 5월엔 이란 테헤란에서 여성들의 축구장 출입을 허가하라는 수기(手記) 캠페인이 열리기도 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 직후인 1979년부터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란은 남성 관중들의 거친 언행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며 여성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란은 국제적인 여성 인권 신장 움직임과 비판 목소리에도 금녀의 문을 열지 않았다.
2006년엔 당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별도 공간에서 여성들의 축구 관람을 제한적으로 허가하겠다고 밝혔다가 성직자들과 일부 국민들에게 뭇매를 맞고 철회하기도 했다.
최근엔 외국인 여성들의 원정 응원을 허가하고 배구 등 일부 종목에서 비공식적으로 여성 관중들의 출입을 허가했지만, 축구장 만큼은 철저하게 여성 관중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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