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선수 출신 바툴가 몽골대통령 취임…"중·러외 국가 중시"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지난 7일 실시된 몽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칼트마 바툴가(54) 대통령이 10일 정식 취임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격투기 선수 출신인 바툴가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에서 위축되고 있는 경제를 회복시키고 중국과 러시아 외 국가들과 관계 형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혜택이 동등한 외교관계를 지지하고 양대 이웃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를 넘어 미국과 일본, 독일 등 국가와 제휴를 강화하는 정책인 '제3 이웃국 정책'에 특별한 관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바툴가 대통령은 신속하게 경제를 회복시키고 빈곤을 타파하고 싶다며 제조업 분야를 부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최대 야당이던 몽골민주당 소속인 바툴가 대통령은 여당인 몽골인민당의 대선 후보인 미예곰보 엥흐볼드 국회의장 등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관직 매매와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몽골이 부채에 시달리는 경제를 안정시키고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55억 달러(약 6조3천280억 원)를 물려받아 조기에 상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바툴가 대통령은 7일 치러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50.6%를 기록해 41%대에 그친 엥흐볼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바툴가 대통령은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는 대중 영합주의적 선거전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바툴가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달 유세 때 바툴가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중국 혼혈이라고 비난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미예곰보 엥흐볼드 후보가 중국계 조상을 뒀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툴가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몽골 대선 기간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과 몽골 관계, 양국 협력에 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중국이 지속적으로 이웃 국들에 우호적이고 상호이익이 되는 외교를 적용할 것이라며 "몽골 측도 건설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격투기 선수 출신의 기업가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 전통 씨름인 '브흐' 코치였던 부친 덕분에 씨름을 배웠으며 이후 러시아의 민족 격투기인 삼보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1983년 삼보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1986년, 1990년에는 은메달을 땄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유도협회장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몽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기도 했다.
또, 그는 호텔과 칭기즈칸 테마파크, 식품 가공 기업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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